어느 한 번이라도 진심으로 사랑한 적이 있었느냐
진심인 척하고 진심이라 믿어
사랑의 감정에 빠져 허우적거린다고 생각할 순간에도
조금 이상한 기색만 느끼게 될라치면
재빨리 몸을 피하곤 상처입은 척하지 않았더냐
돌아켜보아도 이기적이기만 하였을 뿐
누군갈 사랑하지도 못한...그야말로 죄인이 아니더냐





노희경작가의 말에 찔려하면서도 나는 나를 내던지려하지 않았다.
내가 날 믿을 수 없어 가장 두려웠기에
천하의 오입쟁이 조원을 이해하였고
이기적인 안위를 위해 사랑의 감정을 교만스럽게 무시한 숙부인정씨와 마음이 통하였고
솔직하지 못하여 갖고자 하는 마음과 가질 수 없는 것을 부셔버리고 싶은 마음만 남아버린
조씨부인이야말로 나를 대역죄인으로 만들기에 충분하였다.

내 죄로 말미암아 죽을 위기까지 몰렸다 구원받았다고는 한들
내 페르소나들이 가득한 이 영화를 어찌 쉽사리 넘길 수 있을까?

사랑이란 무어냐 물어본들 "모른다"는 대답밖에 할 수 없으나
솔직함 밖에 그 계책이 없으리라 생각해본다

조씨부인의 그 술수가 아무리 뛰어났다해도
상대가 모르게 복수하였다해도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내 보이지 못하고
통하지 못한 채 죽음에 이르렀으니 어찌 그것을 진정코 뛰어나다 할 수 있을까?
진실을 가장한 작업이
종래에 이르러 진실이 되었을때
마음가는대로 하였던 들
그토록 마냥보고 싶은 마음으로 죽어갔을까
숙부인 정씨 또한 사랑에 배반당한 마음에 오기부리다
그의 마음을 뒤늦게 알았으니
한마디로 솔직함이라고는 눈꼽만큼 있었을 그들에게는
비극의 장송곡만 울릴 뿐이니...

원통하고 원통하도다...


거짓됨과 믿지 못함으로 가득찼던 내 안을
이 영화로 게워내고
나는
사랑에 내 몸을 던지고
사랑에 진실되며
사랑에 믿음을 뿌려
부서져도 불행치는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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