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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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350여개의 리뷰가 있는데 또 보탤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조금 다른 각도로 접근할 수 있을까.

(참고로 나는 Harper Torch사의 영문판으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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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랍권에 반년 정도 있어보았다. 이집트엔 3주 정도 있었다.

하지만 난 이 책에서 아랍의 느낌을 거의 받을 수가 없었다. 읽으면서 작가가 어디 출신일까 궁금했었는데, 알고보니 역시나 거리가 먼 쪽이었다. 오히려 나는 기독교적인 배경을 느꼈다. (대충 이국적이면서도, 사실은 익숙한 기독교 느낌이라는 점에서 '뭐야, 미국인을 염두에 둔거냐-_ -?'하는 생각도 잠시 스쳐갔었다.)

좌라락 나열을 해보자면,

보물찾기 여행이라는 다분히 동화스러운 모티브..(아랍배경 때문인지 천일야화를 잠시 떠올렸었다..)

주인공은 스페인의 양치기, 점보는 집시 할머니(뭐냐, 그 해몽은;;), 아브라함을 회고하는 멜기세덱, 이슬람 5대의무를 인용하는 크리스털 상점 주인, 현자의 돌을 찾는 영국사람ㅡㅅㅡ, 요셉을 인용하는 사막부족장, 수천개의 우물이 있는 오아시스-_ -a, 이집트 아가씨, 피라미드, 연신 복음서를 인용하는 사막의 연금술사.. 이런 등장인물들에..

'모든 것은 하나다', '만물은 신의 현상일뿐', '우주의 영혼' 등의 고대 철학적인 이야기들,

'잃어버린 꿈을 찾아라.', '꿈은 이루어진다', '꿈을 이루기 위해 헌신하라.'는 어찌보면 동화적인 교훈이지만 한편으로는 현대 자기계발서? 같은 메시지..

바람과, 태양과 대화하는 소년... 당최 우주의 언어를 이해한다는 게 자연과 대화한다는 식이라는 게 약간 당황스럽다..

무언의 기도라는 신비적인 영성의 단계...

사실은 원점에 있었던 거다는 식의 상투적인 '보물'위치..

나로서는 이 모든 게 이리저리 뒤얽힌 이야기였다.

 

스페인에서 건너왔으면 해안을 따라 가는 게 더 쉽지 않을까(지금도 해안도로가 있다)...같은 건 놔두고라도,

나로선, 뭐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충분히 돈도 있는데 그냥 파티마(아~ 이 흔한 이름이여)와 살기 좋은 데 가서 사는 것과 '보물'을 찾아서 파티마 데리러 가는 것이 뭔 차이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이 소설은 보물을 찾는 것과 보물 찾으러 가는 사이에 배우는 것들 간에 강조 초점이 좀 불분명하다) 좀 더 부자가 된다? 연애결혼 문화도 아닌데 그 사이에 파티마가 아줌마되었으면 어쩔건가? 또 하나 의아한 건, 돌아가는 길에 전혀 파티마에게 들르지 않고 그냥 스페인으로 갔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짓인가. 가장 문제인 건 이미 '소년'시절에 Personal Legend를 다 이루고 나면 나머지 생애는 뭐하면서 살건가? 걍 보물로 부자로서 예쁜 마누라랑 오래오래 살았다 이건가?

일단 나는 노골적으로 교훈적인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미치 엘봄의 'Five People You Meet In Heaven'은 교훈적이지만 참으로 감동적이어서 다읽고 깊은 여운이 남았는데, 이 책은 .....그저 그렇다-_ -  그냥 전형적인, 그러면서도 약간 뒤죽박죽인,  옛날식 이야기이다. 좋았다는 사람도 많은데 이렇게까지 얘기해서 유감이다;;  그래도 나는 자기계발서들을 더더더욱 싫어하기 때문에, 이렇게 문학적으로 형상화된 형태라는 건 훨씬 낫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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