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빈치 코드 1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이창식 번역 감수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인디아나 존스가 잘 팔린 이유...와 이 책이 잘 팔리는 이유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은 한 번 생각해 보시길..(본문에서도 랭던 생긴 게 해리슨 포드 비슷하다는 언급-미술관 들어가는 장면에서-이 있었던 것도 같은데 잘 기억이...)

=====소재상 새로운 것은 ....없다.

   다~ 기존에 있던 것들을 조합한 것이다. 성배니 막달라 마리아니 예수의 후손이니 성당기사단이니.. 등등  각종 배경들과 설정들을 생각해 보면 상당히 헐리우드적이다. 새로울 것도 없다. 작가는 이것들을 흥미진진하게 엮은 것이다. 헐리우스식 액션- 도심지에서의 추격장면, 비행기 타고 날아가기, 비밀 풀기...    

=====이게 다는 아니다. 단순히 기존 소재들을 헐리우드적으로 비빔밥해놓은 것만으로 흥행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흥행에 성공하려면 관심을 끌 수 있는 것들을 잘 선택해 마케팅에 성공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가지만 지적하자면, 지금 사회에서 기독교가 어떤 의미를, 위상을 가지고 있는가,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가가 문제가 된다고 하겠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대립구조는   "기독교를 뒤집는다<->(보수)기독교를 옹호한다"이다.  소설은 진실이 전자의 편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자세히  분석하자면 상당히 길어질 문제이다.....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사람들이 기독교를 뒤집기를 바라고 있다, 혹은 새로운 기독교, 현대에 맞는 기독교를 원하고 있다-라는 이 시대의 입장과 요구와 맞물려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소설이 말하는 바가 현실에서 얼마나 사실인가가 아니다.

소설이란 게 현실과 상상 사이에 서 있는 만큼, 이 소설에 대해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게 되는 것, 요구하는 것도 그 사이에 있는 무엇이다. 읽는 사람도 이게 '소설'이라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럴듯하게 엮은-이것도 소설의 특징아닌가?- 이야기를 들으면서 '오호~ 혹시 정말?'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또 여기에 들러붙는 상품이 가능해지는 거다. "다빈치 코드-정말인가?"하는 식의 상품말이다. 실제로 그런 식의 방송물, 서적들이 나오고 있다. 그런 것을 다시 구입하는 건 디씨인사이드식으로 말해서 "낚이는" 거다.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상품들은 전혀 진실을 제공하지 못한다. 그 영상물의 경우 상당부분 저자와 견해를 일치하는-약간 미심쩍은 사람들이 상당히 비중있게 나오더군. 물론 기초적인, 다시 말해 역사학 분야의 책들이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정보는 전달하고 있지만. ...책의 경우 저자의 약력을 보라. 그 사람이 거기에 전문가인지. (혹시 모르겠다. 히스토리 체널이나, 내셔널지오그래픽 같은 데서 만든다면 달리 볼 수 있을지 모른다)

거기에 하나 덧붙여서, 뭔가 기존의 거대한 무엇을 뒤집는 장면을 보는 것은 쾌감을 준다. 그것이 무엇이든.  거대한 체제, 제국이 무너지는 설정의 작품들은 수도 없이 많다. 장르를 초월해서.. 하물며 상상의 마왕이 다스리는 제국도 아니고 현실에 존재하는 체제를 뒤집는걸 보는 일은 재미있는 거다.

--길게 쓰자면 참 길어질 것 같지만 소설에 대해서는 이 정도만 하자. 체계적으로 길게 쓰고 싶진 않다. 그렇게 시간을 투자할 가치도 못느낀다.

================"새로울 것도 없고, 헐리우드적인 소설"이라고 해서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소장용 서적은 아니다.

나도 인디아나 존스를 재밌게, 그것도 여러번 보았고, 이 책도 읽었다. 팝콘에 콜라 들고서 헐리우드 영화 보러가는 게 뭐 어떻단 말인가. 단,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 책은 방금 말한 바의, 그 뿐이라는 것이다. 소설을 가지고 고증하자고 덤비는 것도, 이걸 진실로 믿는 것도....바보 짓이다. 이건 소설이다. 관심이 있다면 각각의 소재에 대한 전문서적을 볼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장미의 이름"과 비교하는 건 좀 안맞는다. "장미의 이름"도 헐리우드적인 양념으로 흥행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지만, 완전히 대중적이진 않다. 그 책은 팝콘과 콜라보다는 대학교 교양수업에 어울린다. 철학을 전공한 나조차도 중간에 살짝 지루한 감이 드는 부분이 나오는 정도이니 말이다... 뭐, 대략 중세랑 상관있는, 이런 저런 지식들이 좀 나열되는 소설들의 광고에는 으레 "장미의 이름"이 언급되긴 하지만. 

차라리 난 이 책보다도 만화책 "용오"에 나오는 에피소드 중에 예수의 자손과 관련된 부분이 낫다고 본다. 만화방에서 단 돈 몇 백원이면 빌려볼 수 있다. 미안하지만 "다빈치 코드"는 내 기준으로는 사서 볼 책이 아니다. 한 시즌 장사하고 지나가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를 DVD로 소장하는 게 좀 그렇듯이 말이다.

나의 제언==========이 책 두 권 살 돈이면 정말 제 값주고 사서 소장해야 할 책들을 살 수 있다(난 이 책 선물받았다)   이 책의 소재와 관련해서 말하자면..... 기호학이나 그림의 도상해석학에 관련된 책으로 말이다. 파노프스키의 도상해석학에 관련된 책 하나 사보라. 이것도 정말 재미있다. 그리고 '소설'이 아니다.  책 자체를 비난하는 건 아니지만, 내게는 이런 책이 이토록 오래 잘판린다는 것, 요즘도 지하철에서 이걸 읽는 사람을 보는 것은 ... 씁쓸한 노릇이다.  솔직한 심정은, 제발 이 책 때문에 저자의 다른 책들까지 덩달아 잘 팔리는 꼴을 보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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