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편해지는 교육관
한국은 언제나 진통중인것 같다
스스로 티비와 신문을 끊고 두어달을 지낸 것 같은데, 시시때때로 들려오는 소식과 한탄들에 세상돌아가는 건 감지할 수 밖에 없다. 초등과 중등생을 둔 엄마가 상사로 있는데 교육문제로 아침마다 그녀의 얼굴이 일기예보가 되어간지 오래. '오늘은 또 어떤 얘기를 할까' 어떨땐 조마조마하기까지 하다. 자존심때문에 동년배나 친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할 말들을, 별다른 해법도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내게 토로하곤 하는 것이다. 반면 중등생을 둔 남성 상사는 그다지 초조해보이지도 애달아하지도 않음에 또 한번, 남녀차이를 실감한다. 그녀의 요새 고민인 즉슨 바로 '조기유학'이다. 이미 클데로 다 큰 애들에 왠 조기유학? 국내 사교육비 감당하느니 외국에 나가겠다는 것. 내키지 않게 한솥밥먹는 직원이란 이유로 얘기를 들어주다보면 역시나, 그 근원은 아주머니들의 치맛바람이다. 나로써는 '다 생긴대로 크는 것이다. 안에서 안되는 아이가 밖에 나간들 잘 되겠느냐. 하는 애들은 책을 찟고 전등을 꺼도 다 공부한다'고 입바른 소리를 해주고픈 마음이 가득하지만 '편한 조직생활과 자아의 안녕'을 위해 말을 아낄뿐이다.
그러다 2000년도에 나온 '현명한 부모는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작가의 현재 실상은 알 길이 없지만 내심 '이거야 이거'스러웠다. 초일류 국가를 위해 역시 초일류 기업에 종사하기 위한 영재가 넘쳐나고 나라가 부강해진다면야 좋겠지만, 그 부작용을 감당해내기위해 더욱 극성스러워지고 피해의식에 히스테릭해져가는 양극의 차이는 어찌할 것인가. 혼란스럽고 두려울수록 마음수련에 애쓰고 심지를 곧게 가지는 수 밖엔...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