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일 없으면 같은 책 두번 안 보는데 삼국지는 그 예외중 대표적인 책이다. 삼국지를 제일 처음 읽었을 때는 초등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권짜리로 된 삼국지를 해마다 한번씩 본 것 같다. 교실에 있던 학급문고나 친척집에 가서 이래저래 서로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아마도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중학교 때 한 3권쯤 되는 책을 읽었던 것 같고 이 무렵에 세로로 된 책도 접했었다(자주 보면 오히려 더 읽기 쉽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세로는 나에게 적합한 방식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이문열이 평역한 10권짜리 삼국지를 읽었다. 그리고 대학 들어와서 군대가기 직전에 이 책을 다시 읽었다. 가장 최근에 읽은 삼국지는 황석영이 번역한 건데 이건 아예 구매를 했다. 사진에서 옆에 보이는 동의보감은 삼국지를 예약 주문하면서 보너스로 딸려온 거다.
한국에서 삼국지만큼 대중적으로 읽힌 책도 드물다. 요즘은 판타지, 무협 소설이 대체하고 있긴 하지만 삼국지는 그 자체를 소재로 한 책도 많고 만화책은 서유기와 함께 자주 이용되는 소재이기도 하다. 지금 기억나는 만화로는 창천항로와 용랑전이 있다.
분명히 삼국지를 통해서 독자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많다. 수많은 개성적인 인물을 통해서 읽는 이와 캐릭터가 비슷하거나 모범으로 삼을만한 경우가 있기도 하다. 사회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많은 책략들을 보여주는 하나의 병법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유익한 책은 삼국지가 아니더라도 널려있다. 그걸 찾아내는 수고로움 또한 독서의 과정이기도 하다.
제일 왼편에 있는 나무는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는 네임벨류 때문에 샀다. 물론 갈수록 그저 그렇다는 말들도 많은 것 같고, 그런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 책에 대한 평가는 결국 읽는이 자신이 하는 것이고 그 전에 선택도 마찬가지다. 매체에서 나온 말이나, 독서 달인들에게서 나오는 말도 결국은 참고하는 것이다. 그 보다 앞서는 것은 스스로의 책에 대한 주관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