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실험실에 와서 수강하고 있는 과목들의 숙제를 하고 있는 중이다. 대학원 수업은 몇 개 안되지만 거기서 나오는 숙제들은 간혹 어려운 경우가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숙제가 그렇다. 프로그램(수치해석쪽)을 작성하는 것인데 행렬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다. 역시 학부때 부터의 기초가 부족했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는 중이다.
위 사진은 학부1학년때부터 지금까지 산 전공서적들이다. 학부부터 대학원까지 이수학기만 해도 16학기째이지만 그에 비해 책이 너무나 부실하다는 것을 알만한 사람들은 알 것이다. 사실 저기서 군대 가기전에 산 책은 7권 정도다. 물론 몇 권 더 있었지만 선배들한테 물려받은 전통을 이어받아서 후배들한테 물려줬다. 제대후 학부 마지막 해 동안 나머지 책을 샀다. 대부분 재수강용이었다. 위쪽에 6권 정도와 책장 아래쪽은 대학원 와서 구한 책들이다.
저 책들은 거의 다 수업을 듣기 위해 산 책들이라서 진도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은 보질 못했다. 저런 책들은 볼 수 있을 때 보지 않으면 일부러 시간 내서 보기가 힘들다. 지나간 시절을 돌이킬 수는 없지만 그 때를 반성하는 의미에서 지금은 기초물리학을 조금씩 보고 있다. 다시 보니까 지금 전공과 관련된 부분은 정말 쉬워 보이지만 사실 그 수준의 차이가 그렇게 커 보이지 않는 반면에 전공과 관련없는 내용들에서는 대학1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내용이지만 이해하기가 수월하지도 않고 때로는 벽을 만난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물론 책이 많다고 그걸 다 아는 것은 아니다. 책장에 꽂혀있는 책만으로는 그 책의 주인이 얼마나 제대로 읽었는가를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책과 그 주인은 그 진실을 알고 있다. 나와 저 책들도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