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어제 읽은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 2에 있는 6월 항쟁의 장면(으로 추정)이다. 아마도 서울인 것 같은데 나는 줄곧 부산에서 살았지만 6월항쟁은 당시 부산에서도 진행되고 있었다. 그 때 나는 초등학교 6학년이었는데 사실 별로 기억나는 건 없는데 어느 날인가 등교하는데 아침부터 시위가 있었는지 (아님 전날 엄청나게 뿌려댄 탓인지 모르겠지만) 최루탄 때문에 눈물 콧물 다 흘리면서 학교에 도착한 기억이 있다. 또 한번은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인데 차도에 차가 하나도 안보이다가 멀리서부터 사람들이 줄줄이 행진한 것을 본 기억이 난다. 그리고 몇개월후 대선이 있었고 그게 지금 당시를 기억하는 전부였던 것 같다. 정작 87년 6월항쟁을 제대로 알게 된 것은 이런 현대사를 다룬 책들을 보면서 부터였으니 역사의 중요한 현장을 지켜보고서도 몰랐던 것을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으니 책의 위력이란 이런거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내가 살아있는 시대의 일도 역사에 담긴다는 것을 보면서 역사의 현재성을 알 수 있었다.
제목과 맞는 얘기는 여기서부터다. 나는 부산대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학교 앞에 있는 서점들 중에 청하서림이란 데가 있다. 몇번 책을 사긴 했지만 보통은 알라딘을 통해서 책을 구매하기 때문에 나랑은 별로 인연이 없는 곳이다. 하지만 학교에서 지하철로 가는 길에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들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던 어느날인가 이 서점의 문앞에 뭔가가 쌓여있는 것을 봤다. 서점이름이 찍혀있는 책자이길래 처음에는 그냥 넘어갔는데 이 책자의 원래 이름은 북새통이었다. 그걸 발견한게 올해 4월이었고 이 안에 책에 관한 이야기들이 다달이 실려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한달에 하나씩 집어가기 시작했다. 서평이라든지 특집 기사라든지 책에 관한 이야기를 읽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다. 예전에 MBC에서 화요일 자정 넘어 행복한 책읽기란 프로그램을 방영한 적이 있었는데 매주 보다가 어느날부턴가 사라져 버린 후 그 공백을 이 잡지가 메꿔주고 있다. 올해 4월 이후로는 이 책자에 소개되는 책중에서 나와 코드가 맞아떨어지면 알라딘에서 그 책을 주문하고 있다. 결국 청하서림은 남 좋은 일만 시켜주고 있는 셈이다. 요새는 북새통 말고도 참고하는 게 하나 더 생겼다. 디씨인사이드의 도서갤러리가 바로 그것이다. 거기에 자주 글을 올리는 사람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대부분 나보다 책을 훨씬 많이 읽은 사람들인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게시판에 올려서 문의하는 사람들도 제법 보게된다. 물론 알아듣기 힘든 용어(?)들이 만개한 글을 읽는다는게 고역이긴 하지만 점점 적응이 되어 가는 것 같다. 근데 알라딘에서도 여러 서재들이 있는데 그걸 찾아보는 건 어떨까? 하지만 한번 보면 어찌되는 끝장을 봐야하는 성미때문에 알라딘 서재들은 나에게 그저 바라보기만하는 바다일뿐 나침반을 가지고 항해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누가 나에게 괜찮은 서재를 소개하기라도 하지 않는 이상에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