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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눈 서양의 눈
박우찬.박종용 지음 / 재원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아이들과 유럽 여행에서 미술관 방문은 당연한 코스였습니다.
전공자는 아니지만 평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분야라 즐거운 여행이었어요.
여행 전 동양의 눈 서양의 눈이라는 책을 읽고 가서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요...
사실 파리는 세 번째 방문이었고 박물관도 그만큼 다녔지만 책을 읽고
방문한 박물관과 미술관은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여행을 다녀와 사진을 정리하다 다시 동양화와 서양화의 차이를 비교해 보고 싶어졌고
얼마 전 본 최진기 강사님의 한국화에 대한 강의도 인상적이었던지라 책을 다시 살펴보기로 했어요.
한국화나 동양화가 서양화에 비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즐기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보니 접하지 않았던 건 잘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서양화가 더 뛰어나다는 암묵적 동의와 넘쳐나는 많은 정보도 한몫했던 거 같아요.
동양화와 서양화는 어느 쪽이 더 우월하거나 가치 있다고 말할 수 없는 예술작품입니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동양의 미술을 읽는 눈을 잃었다는 작가의 말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습니다.
작가는 동서양이 눈이 어떻게 세상을 보아왔는지를 살펴보고,
동서양 눈의 독특한 특징들을 살펴보고자 썼다고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세상을 보는 방식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세상의 눈은 하나였다'
15 세기 이전, 동서양의 미술은 하나였고 미술의 목표는 현실을 리얼하게 재현하는 것이었습니다.
15 세기 이전 동서양의 눈이 서로 같았다는 것은 이전의 세계란 동서양이 서로 비슷한 성격의 사회였고
미술도 서로 비슷했다는 이야기입니다.
15 세기 이전의 세상 여러 곳에서는 그냥 리얼하게 잘 그린 미술들이 있었을 뿐입니다.
15 세기 시작된 객관적인 현실 재현은 미술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물체의 객관적인 재현을 넘어 세계의 객관적인 재현,
우주나 마이크로 세계의 객관적인 재현으로까지 나아가고자 했습니다.
15 세기 르네상스가 재현하고자 한 세계는 이전에는 결코 존재해 본 적이 없는 세계였습니다.
객관주의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서술하는 방법입니다.
15 세기 원근법에서 시작된 서양의 객관주의는 과학적 근대사회의 태동을 알리는 출발점이었습니다.
객관주의를 바탕으로 한 서양의 미술, 문화, 철학, 과학은 동양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20 세기 후반 세상은 15 세기 이전과 같이 다시 하나가 됩니다.
15세기 초 동서양의 눈은 분리되었다가
20 세기 후반 생활양식의 세계화와 현대적인 미디어의 이용으로
세계의 눈은 다시 하나가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니 동양의 눈은 열등한 눈이 아니었습니다.
19세기 서세동점하던 서구 세계에 압도되어 앞다투어 서양의 문명을 수용하려 했지만,
미술만큼은 예외였습니다.
높은 수준의 눈을 가진 사대부들은 서양의 눈에서 받아들일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수천 년 동안 발전시켜 온 독자적인 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동양이 패한 것은 문화예술 분야가 아니라 과학기술 분야라는 작가의 의견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어 도움이 되었네요.
저도 지금부터는 세상을 새롭게 보는 눈을 키워봐야겠습니다.
아름다운 한국화
알고 보니 더욱 감동입니다.
앞으로 더 자주 아름다운 한국화와 동양화를 만나볼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