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의 흥망
폴 케네디 지음 / 한국경제신문 / 199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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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자 합의란 게 세상에 나와버린 바람에 틀린 예언서가 되버렸지만 내용은 훌륭. 오일쇼크 이후 쌍둥이 적자를 겪던 미국이 금융을 이용해 어떻게 세계패권을 재구성했고 그 위기의 근간이 무엇인지 설명. 노스트라다무스나 라스푸틴이 되고 싶은 사이비 학자들이 학문에 대해 배워야 할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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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2021-06-20 18: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근 586 교수들이 내는 책을 보면 과거 유럽사를 썩둑 잘라 버리고 1차 대전 이후를 논하는 경우가 많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게 해서 현재 국제세력의 주축인 서양 쪽 사상과 정치경제문화를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다.

많은 서양 저자들 책 중 특히 고전 반열에 오른 국제정치 관련 책 중 처음에 논하는 게 하나같이 국내 학자들이 요즘 잘라 버리는 그리스니 아테네니 등 문제이다. 더 심각한 건 이런 게 현지에서 공부하고 주류가 되는 사람들은 ‘상식‘ 수준으로 알고 있으며 이후 정책 일선에 나가서도 이에 대해 한국이 4자성어 인용하 듯 밥 먹듯이 되풀이하고 쓰고 있단 거다. 한국에서 세종이니 정종이니 하면 대왕급의 업적을 이룬 위대한 왕이겠구나- 정도는 다 안다. 문제는 현지에서 현 국제정치 세력의 주를 잡은 국가 사람들이 그러하단 거다. 일반 한국 사람에게, 심지어 교수라도 왜 대체 같은 독일어권인데 독일은 터키 이민자를 받아 들였고 그러나 오스트리아는 그렇지 않았나에 대해서 논하라 쓰라면 모를 사람이 거의 다 란데 건다. 그런데 현지인은 이걸 침 튀기며 한 몇 시간 이슬람 세력을 욕하며 비엔나 공성전과 슐레이만 1세와 오스만 투르크 제국과 에르도안 욕을 해댈 거다....
반대로 그들에게 ˝ 자 그럼 십자군 전쟁 때 리처드 왕과 대적했던 앗 살흐아딘을 어떤 사람인가?˝ 묻는다면 ˝나쁜 놈?˝ 외에 답을 못하겠지만. 현 시대가 안타깝게도 서양 백인 위주로 이루어졌기에 미국 흑인이 우습게도 자신들을 탄압했던 백인들의 ‘빛나는 과거‘를 배우지 않으면 시험을 통과할 수가 없다.

그게 현실이요, 일반인을 향해 헤게모니의 보이지 않는 작용이며 힘의 논리이다.
이 책은 그걸 잘 보여준다. 서양 쪽 빼곤 나머지에 대해 기본적 지식도 없으나 당시 ‘저자의 출신국‘의 백업에 의해 말도 안 되는 논의를 붙이고도 베스트셀러가 되고 오리엔탈리즘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도 꽤 중한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새뮤엘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 류와는 다른 책이다. (반대로 당시 미국의 백업을 받고도 교과서적응로 의미도 있으며 고전으로 붙일만한 책엔 앨리슨의 ‘결정의 본질‘과 나이의 ‘국제분쟁의 이해‘와 미어셰이머의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이 있다. 놀랍게도 맨날 시험 나오는 왈츠 책은 희대의 운 좋은 학자이자 돌아와 학문적 의의로는 정말 아니라고 본다.. 읽다 다시 곱 씹으면 기가 차는 부분이 한 두 부분이 아님. 어찌 이런 게...하고..)

각설하고.
현 G7으로 미국이 중국에 대항하려는 상황에서 이 책이 시사하는 바는 과연 성공 실패의 여부 보다는 과거의 거울을 통해 어떻게 미국이 이에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예상이다.

위에도 썼듯, 이 책은 플라자 합의의 도출로 실패한 예언서지만 학자가 써야 할 책은 당대 시대에 대한 현실의 고찰과 우리의 나아가야할 길과 분석이지 예언서가 아니므로 그걸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가끔 학문의 유용성을 ‘미래 예언의 실효성‘으로 쓰는 학자를 봤지만 그럼 수학을 하세요... 그거 가면 칠판 두 바닥 쓰는 긴 식도 아주 답 딱딱 나옵니다.... 왜 자기 이론이 세계 제1에 온갖 것에 다 맞아야만 한다 굳게 믿는지 자주 의문.

더불어 현재의 중국에 대해 궁금하다면 스스로 중국어로 구글질을 해보자. 아님 현지 가서 살아 보자. (제일 좋은 데 말도 잘 하고 지식도 있고 돈도 있고 시간도 있어야 할테고...)
신장 문제가 왜 나왔고 대체 왜 중국-인도 국경 문제와 대부분 학자가 책에 1도 안 쓴 국공합작의 진행과정과 당시 군벌 문제, 그리고 1차 대전 돌아가며 어떻게 영국이 동남아와 인도 중국 등 당시 자신의 식민지가 있었던 국가에 지금까지 골치 아픈 국경 문제와 국제문제를 남기고 갔는지 중요한 단서를 캘 수 있다. 그리고 왜 중국이 미 채권 보유 1위 국임에도 그렇게 오랫동안 출혈식 대미 수출을 해가며 버텼는지도 알 수 있고.

양서 배끼고 중역한 걸론 현 중국이 왜 여기까지 이르렀지에 대해 설명 제대로 해 줄 학자가 몇 조선족 출신 빼곤 1도 현재 국내에 없다에 건다...(다행히도 이 들 책은 나와있다. 근데 찾아서 읽지 않으면 알 수도 없거니와 주류 교수들 베스트셀러가 아니니까 다들 모르고 그냥 패스.) 왜냐면 현 주류인 국내 학자들이 그 나이 때 맑스는 읽었을 지언전 진짜 공산당 정책을 읽을 수도 없는 시대 사람들이니까.

이래저래 현 사태와 겹쳐 보며 읽으면 되게 묘함. 특히 90년대의 화려함을 그리워 하는 그 때 태어나지도 않았던 현 90년대 생들의 레트로 붐과 과거 원인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주게 해는 즐거운 여행이 될 것임.
 
피케티의 사회주의 시급하다
토마 피케티 지음, 이민주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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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망했습니다. 그거. 80~90년대 생 동유럽 출신인을 친구로 뒀다면 저런 소리 1도 못함. 프랑스인다운 지극히 현학적으로 가다가 삼천포 기승전 뜬구름을 여기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본국에서 그 유럽식 사회주의 복지 재정바닥이 나 바닥을 칩니다만 뭘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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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치론 - 제7판
존 베일리스 외 지음, 하영선 외 옮김 / 을유문화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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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캠 쪽 책 중에서도 단연 최고. 단 유럽 산 적이 없이 책으로만 봤다면 주의해야 할 점이 있음. 특히 제국주의, 인종차별, 인도주의, 젠더 쪽. 한국에서 요즘 신나게 배끼고 있다만 거긴 主에甲이고 여긴 從에乙입장이었잖아. 컨텍스트가 다른데 억지적용. 국내에서 공부한다면 이론추가서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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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 패러다임 - 제5판
박재영 지음 / 법문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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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류 책 중에서는 깊이와 넓이 면에서는 최고. 특히 현지에서는 별 신경 안 쓰는 ‘시험용‘ 내진 ‘아카데믹‘한 면에선 특히나 더더욱. 다만 기본적 영어해석에 문제가 있고 문장 구성, 단락 구성에 반복과 오역이 심한 건 치명적 문제. inside-out은 전도(顚倒)지 안에서 밖으로란 의미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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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2021-06-04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4개가 되기 위해선 (5는 작가 본인 창작물 내진 저작으로 너무도 뛰어날 때 내진 진짜 ‘희대의 역작‘급에만 주고 있음. 이건 엄연히 기존 유명서와 논문 편집이니까.) 단락과 이전 판을 거듭해 내면서 겹치는 부분을 심각히 다듬을 필요가 있어 보임. 책만 두꺼워지고 뒤에 나와야 할 내용이 앞에 나왔는데 설명은 1도 없다가 한참 뒤에 따로 한 챕터가 거기에 가있고 거의 이런 식. 내용에 관해 잘 판건 좋으나 이래선 가독성 내진 ‘참고서‘론 꽝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