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너머의 연인
유이카와 게이 지음, 김난주 옮김 / 신영미디어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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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별 다섯 개를 주면서 많이 망설여진다. 재미없게 읽었다는 사람도 다수였기 때문이지. 결국 세상 사는 게 다 자기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자기 생각대로만 사는 것이니까.... 라는 말로 스스로를 다독이며 별 다섯 개 줘버린다.

두 여자 얘기다. 굵은 스토리 없이 두 여자의 행복에 관한 나름의 생각과 소소한 생활 모습을 보여준다.

루리코는 여성상위를 주장하는 현대 사회에서 경멸받아 마땅한 여자다. 남자를 잘 만나서 결혼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 생각하고 그것이 오로지 그녀 인생의 단 하나뿐인 목표기 때문이다. 내 짝을 언제 어디서 만날지 모르므로 항시 이쁘게 꾸미는 것만 중요하다. 거기에 한술 더 떠서 여자가 아름다움을 가꿀 줄 모르면 여자도 아니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목표에 충실한 덕인지 20대 후반에 벌써 결혼을 세 번이나 했다. 그러나 루리코는 '자기는 예쁘지만 바보'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외모 지상주의자인 그녀가 여자 친구들로부터 소외당하고 사는 것도 상처가 아니라 못난 여자들의 질투때문이라 여기니 훈장감이다. 루리코는 진정 자신의 삶 앞에 한 점 부끄럼 없이 떳떳하다.

루리코의 절친한 친구 모에. 루리코와는 반대로 정도를 걸으며 살려고 한다. 직장에서 인정받고 싶어하며 지적욕구도 넘쳐나고 무엇보다 삶 자체에 치우침이 없다. 현재 삶이 아주 만족스럽진 않지만 정해진 규범의 틀에서 벗어나고 싶지도 않다. 루리코에게 애인을 뺏기지만 질투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덤덤하게 받아들일줄 아는 모에는 매사에 관망하는 자세를 갖고 산다. 요새 드라마나 소설에서 나오는 전형적인 커리어 우먼의 모습이라고 할까.

둘은 친구지만 상반된 모습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둘 모두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세상 앞에 당당하고 어떤 시련에도 꺾이지 않는다. 그들은 여자로 세상을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 세상 살아가는 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구태의연한 얘기지만 여자에게 있어 사랑과 결혼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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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살어? 말어?
오한숙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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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생활은 현실이다. 이렇게 옆사람도, 뒷사람도, 앞사람도 모두모두 노래를 불러대지만 내 결혼만은 틀릴 것이라는 자신감과 희망이 있기에 오늘도 우리는(?) 결혼을 하는 것이겠지. 핑크빛 미래를 그리며 결혼을 하고 실제로 살아보면서 그들은 실망한다. 그래놓고 구구절절 남탓이다. 남편때문에, 시부모때문에, 애들때문에, 돈때문에..... 나는 잘못한 게 하나도 없더란 말이다. 결혼이 무슨 죄냐. '결혼은 현실'이라고 모두들 알려주는데도 모른척 해버린 내 탓이지. (물론 빌미를 제공하는 원인은 반드시 있게 마련이지만)
그리하여 작가 오한숙희는 말한다. 서로 노력해서 잘 살아보자고. 그럼 어떻게 잘 살겠는가? 그걸 알려주겠다고 책을 쓴 것이 아니냐. 뼈가 되고 살이 된다. 다만 책을 볼 때 마음을 활짝 열고 상대를 이해하려는 자세로 보시라. 남편은 남편 입장에서, 아내는 아내 입장에서만 보고 '맞어, 맞어'를 외쳐대다가 결국엔 다시 서로에게 손가락질하지 말자 이거다. ^^ 아가씨의 눈에는 아주 유익하고 재미난 책이었는데 실제 결혼해서 사시는 분들은 또 어떨런지.... 그것까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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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부자들
한상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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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 100명을 직접 취재하여 썼다. 다들 예상했겠지만 별다른 노하우가 있나. 처음엔 무조건 열심히 번 다음에 근검절약해서 초기 투자비용을 모으는 것이다. 그렇게 돈이 좀 모인 후엔 부동산과 주식을 통해서 점점 재산을 키워간다. 물론 가정은 화목해야 하며 좋은 아내를 얻으면 금상첨화다. 음... 아주 간단 명료한 이야기를 정말 길게도 썼다는 생각이 가시질 않지만 현재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유용할 수도 있겠다. 꽤 많은 지면을 이쪽에 할애하고 있거든. 허나 나처럼 별다른 지식이나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망설여도 괜찮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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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갈리아의 딸들
게르드 브란튼베르그 지음, 히스테리아 옮김 / 황금가지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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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 추천받아서 읽기 시작했으나 집중해서 읽지 못하고 매우 오랫동안 읽었다.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극적 긴장감이 떨어지고 스토리 전개도 밋밋한데다 생소한 가정을 바탕으로 해서 몰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한 마디로 쇼킹하다. 소재를 여성문제라고 할 것도 없다. 우리와 조금(?) 다른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다만 여태까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일 뿐.

'이갈리아'는 남성과 여성의 역할이 바뀌어 있다. 남자들은 자신들의 성기가 부끄러워 가리고 다녀야 하며, 키카 크거나 마른 남자는 인기가 없어 외모에 큰 신경을 써야 한다. 임신과 출산은 성스러운 일로 이 일을 담당하는 여성은 당연히 존귀하다. 이에 반해 선택적인 임신능력을 갖지 못한 남성들은 동물적인 존재로 여겨진다.

현대 사회가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여성의 사회 진출에 제약이 따르고, 육아까지 도맡게 되면서 여성의 사회적 능력을 비하시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면 '이갈리아'는 함부로(?) 임신시키는 남성들 때문에 여성노동력이 썩게 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출산과 육아에서 벗어난 여성들은 활발히 사회활동을 하게 되고 출산 이후, 육아를 담당하게 된 남성들은 전업주부가 되어간다는 말이다.

절대로 드러내놓고 남녀 평등을 말하지 않는다. 그저 간단히, 아주 간단히 남자와 여자의 역할을 바꿔보았다. 그저 잠깐, 이 세상을 여자 중심으로 만들어봤다. 어렵지 않은 상상.... 우린 그 속에서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페미니스트가 아닌 당신도 읽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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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브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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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정말정말 '아멜리 노통'이 좋아. 그녀는 장난꾸러기 같다. 그녀의 글을 읽으며 단 한 번도 다음 상황을 맞춰 본 적이 없었고(다음을 예측할 시간적 여유도 허락하지 않지만), 단 한 번도 결말을 상상할 수 없었다. 어디로 튈 지 몰라 긴장을 늦출 수가 없고, 어이 없게 번번이 당하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장난꾸러기. 이번 <적의 화장법> 역시 기가 막힐 노릇이라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가 없지 뭔가.

<오후 네 시>에서도 그러했듯 <적의 화장법>은 두 사람의 대화가 주를 이룬다. 아니 오로지 두 남자의 대화만으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되겠다. 주거니 받거니(초반엔 한 남자의 일방적인 수다다. 약간 지루한 감도 있지만 그렇다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 후반부로 갈수록 충격, 경악, 역겨움, 분노, 놀라움이 기다리고 있으니) 오가는 대화 속에 녹아있는 아멜리 노통의 박식함과 다독에 대한 경탄, 그리고 충격적인 소재, 반전. 내용을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리지만 줄거리를 말하는 순간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사라지니 참을 수 밖에. 그 어떤 코멘트 없이 그저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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