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 초조해하지 않고 나답게 사는 법
와타나베 준이치 지음, 정세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뒤통수를 맞았다고 할 수는 없겠고.

허를 찔렸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내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야기,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표지가 80% 할 일을 다 했다.

군더더기없이 깔끔한데 초록과 회색의 조화 받고

인자한 할아버지 얼굴을 얹은데다

300만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말을 보태니

어찌 넘어가지 않을쏘냐.

심지어!!!!!

초 예민상태인 내게 꼭 필요한 이야기 아닌가.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니 반드시 들어야 할 조언같았다.


그런데 이거 쫌 이상하다.

조언따위 하지 않는다.

둔감한 것이 좋다고만 한다.

청각이 둔하면 어째서 좋은지, 미각이 둔하면 어째서 좋은지를 넘어

잔소리나 싫은 소리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단다.

가만 보니 둔감한 사람 예찬론이다.


모든 게 마음먹기 나름이고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지.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역시 같은 주장이다.

신경쓰지 않겠다 맘 먹으면 스트레스 없이 편해진다는 것.

다른 점이 있다면, 둔감한 것이 나쁘지 않다고 소리높여 외친다.


둔감이 곧 둔함과 미련함처럼 비춰지는 세상에 대고 내뱉는 외침.

할 수 있다면 우리도 둔감력을 길러 맘 편히 살란다.


나는 몹시 예민했다.

지금도 예민하다.

점점 둔해지고 있지만 저자가 말한 둔감력을 갖추려면 한참 모자란 것 같다.

둔감을 경험해보니 이게 참 맘 편하다는 거, 경험으로 알긴 하지만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래도 작은 경험으로나마 알게된 둔감의 편안함.

나도 책 제목처럼 둔감하게 살기로 해본다.


둔감 예찬론 -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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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이 너였다 - 반짝반짝 빛나던 우리의 밤을, 꿈을, 사랑을 이야기하다
하태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2018년 2월에 나온 책이 벌써 74쇄를 찍었단다.

미친 거 아냐?

뭐가 얼마나 대단한가 쫌!!!! 보자.

제목부터 말랑말랑한, 모든 순간이 너였다.



 

책을 펼친 후 제일 먼저 뱉은 말은

몹시 부정적이고 못마땅한 말투로

"이거, 시(詩) 야?".


처음 읽는 순간부터 알게 된다.

하태완이라는 작가는 엄청 착한 사람이고 섬세하고 여리구나.

착하고 섬세하고 여린 말투로 사랑을 이야기한다.

관계를 이야기하고 삶을 이야기하다 나를 응원한다.

전투력 장전해서 빠른 호흡으로 읽을 책이 아니다.

천천히 한 문장씩 음미해야 한다.

그래서 여러 번에 나눠 읽었고, 중간중간 메모를 하고 붙임딱지를 이용한 적극적인 독서를 하게 된다.

처음에 가진 부정적인 감정이 나도 모르게 사라지는 순간들.


모든 순간이 너였다는 제목이 말하듯,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 18년을 지낸 아줌마는 사랑 얘기에 크게 공감하지 못했다.

오히려 이별을 말할 때 가슴이 찡~.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 말할 땐 폭풍 곰감을 넘어서 큰 위로를 받으니,

위로가 되었던 페이지를 전부 옮기고 싶을 지경.


경험이 쌓여 연륜이 되고 인생 선배의 위치에 올라도 삶은 쓸쓸하고 어렵다.

열정적인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니 반짝반짝 빛나는 감정보다 슬픔과 우울이 쉽게 이해되는 중년.

이런 중년에겐 다독임과 위로가 필요하다.

여기에 나만 여전히 힘든 게 아니라는 안도감까지 얻는다면 금상첨화인데!!!!!

< 모든 순간이 너였다 >가 내게 필요했던 다독임과 위로와 안도감을 선사한다.

더불어 청춘시절 사랑의 기억까지 소환하니,

마지막에 책장을 덮으면선 조용히 제목을 되뇌이게 된다는 거.


모.든.순.간.이.너.였.다.

그리고.

모든 순간이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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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신은 내게 도와 달라고 말했다 그리고 신은
한스 라트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전작이 있는 책이다.

'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 를 이은 "그리고 신은 내게 도와 달라고 말했다".

정말 신이 등장한다.

악마도 등장한다.

전작에 이어지는 이야기임이 분명하지만 전작을 읽지 않아도 크게 지장없음.


지극히 인간적인 신과 심리학자 야콥의 이야기.


초반부터 강렬하다.

첫 장부터 사람 마음을 끌어당기기가 쉽지 않은데 그리고 신은 내게 도와 달라고 말했다는 처음부터 마음을 휘어잡는다.

사건이 아니라 문체로.

가볍고 경쾌한 말투, 그러면서 주의를 집중시키는 묘한 힘.

짧고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는 문체와 유머 감각을 갖춘 등장인물이 만나니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전작에서 죽었던 것이 확실한 신이 다시 눈앞에 등장한다.

그리고 도와달라고 말한다.

심리학자 야콥에게 메시아가 되어달라 부탁(?)한다.

메시아를 따르는 사도들도 나타난다.


어느 종교의 신인지 모르겠단 말이 나오지만 누가봐도 기독교의 신이다.

종교를 갖고 있고 아니고가 책 읽기에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기독교적 배경지식이 있다면 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겠다.

물론 성경처럼 포교활동을 벌이거나 열심히 신의 말씀을 전하지는 않는다.

다소 황당하고 엉뚱한 사건들이 벌어지고 사건간 연관성이 없으니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그 모든 걸 용서(?)하고 끝까지 책을 보게 만드는 건 어디까지나 문체와 캐릭터의 힘이 아닐까?


교훈적이다.

뻔한 주제의식.

너무 좋다고 엄지를 치켜세울 수가 없구나. ㅠㅠ

그러나 전작을 꼭 읽어야겠다 다짐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작가의 발견. ㅎㅎㅎ

탄탄한 구성이냐 흡입력 있는 문체냐 갈림길에서 나를 갈팡질팡하게 만들었더, 그리고 신은 내게 도와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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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4차 산업혁명 - 인공지능, 빅데이터, 가상현실, 블록체인 등이 불러올 부의 이동
강규일 지음 / 책들의정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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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은 어렵다.

단답식 답 찾기에 최적화된 교육을 받았던 내 또래의 사람이라면 감 잡기가 더 힘들겠다.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에 의해 촉발되었다면 2차는 전기, 3차는 반도체에 의해 산업혁명이 일어난다.

한 번에 하나씩 이해하기도, 암기하기도 쉬운데 4차 산업혁명은 하나를 콕 집어 말하기가 힘들다.

대강만 나열해도 로봇,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이 주도하고 있는데

한 권으로 읽는 4차 산업혁명의 저자는 SNS 에 가상화폐(암호화 화폐, 비트코인)까지 포함시킨다.

새로운 기술과 정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영향을 주고받는 시대.

'이거다'라고 규정짓기 어렵고 기술도 정보도 문화도 아닌 '융합' 그 자체인 4차 산업혁명.



 

한 권으로 읽는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스마트도시, 가상현실 등 미래기술의 설명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미래기술이 앞으로 등장할 미지의 것이 아니라 현재 사용되고 있으며 어디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기업이 등장해 대한민국 현실에 꼭 맞는 현재를 알려줄 뿐 아니라,

기술과 문화가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가도 설명해주니 "융합"의 차원에서 이해하기 수월하다.

쏟아지는 새로운 용어에 대한 정신사나움은 개개인이 극복해야 할 몫. ^^;; (책에서 용어 설명해줌)


최근엔 무인 자율 주행차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미 새로운 자동차 모델은 무인까지는 아니어도 자율 주행 기능이 등장할 정도로 상당한 기술의 발전도 이룩한 상태.

그런데 이 자율 주행차를 주도하는 기업이 구글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네이버 역시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자동차 산업인데 현대, 포드와 같은 자동차 기업이 아닌 포털사이트가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한 권으로 읽는 4차 산업혁명에서 찾아보시라.


이제 세상은 하나만 깊이 파고들어서는 따라잡기 힘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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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 하는 법 - 성교육 전문가 엄마가 들려주는 43가지 아들 교육법
손경이 지음 / 다산에듀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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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 제목 긴 게 유행인가?

감당할 수 없게 제목 긴 책이 많구나.

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 하는 법.

이게 진짜 모두 제목일까 싶어서 인터넷 서점 뒤져 봄. ㅋㅋㅋ

다 읽고나니, 제목답게, 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 할 수 있을 거 같다.


이 책은 내게 좀 특별하다.

모든 타이밍이 영화처럼 들어맞았다고나 할까.

저자 손경이의 동영상을 아들 셋 키우는 아버지께서 추천해 주셔서 보곤 홀딱 반했던 참에,

책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으니 앞뒤 가리지 않고 손에 넣었고,

책을 가족 모두 읽은 후 이야기 나눠보자고 결정하니,

아들의 생애 첫 연애 소식이 들이닥친다.

나중에 참고해야지..... 가 아니라 책을 덮자마자 바로 실행에 옮겨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등장한 것.

이제 남은 일은, 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과 이야기하는 것 뿐.


처음엔 가족 모두 읽고 이야기나누자고 했었는데 초등학교 6학년 아들에게 읽히기엔 무리가 있겠다.

부모가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때문.

교사 지침서를 학생에게 오픈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아들놈 성교육을 고민하게 되는 건 행위 자체에 대한 설명을 해야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 눈에 보이지도 않는 설명은 유치원 다닐 때부터 들었고 크게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뭘 알려줘야 할까?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부모는 난감하다.

이 난감함의 해결.

행위 자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원칙을 알려줘야 한다는 지적.

자위 방법은 가르치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안다는 한 마디가 짐을 덜게 한다. ㅎㅎㅎ

맘이 홀가분해지누나.


"결정권" 과 "젠더", "성폭력" 의 이해.

그리고 부담스럽지 않은 부모 자식간 대화의 중요성.

이 정도면 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 가능하겠다.

​짧고 간결하게 핵심만 짚어가며 서술한다.

읽기에 전혀 부담없고 실제 아이와 이야기나눌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생긴다.

당장 이번 주말부터 아이와 접촉(?)을 시도할 나에겐 상당히 큰 도움이 된 책.


구구절절 설명을 늘어놔서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이 아니라 간단명료하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니 아주 맘에 들었던,

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 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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