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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심리 수업
테리 앱터 지음, 최윤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8월
평점 :
나는 심리학 관련 책을 읽으면 엇비슷한 반응이 나타난다.
'나한테 필요한 얘기였어', '어머 어머 어머', '그래 이 얘기는 진짜 맞아'...... 등의 소름 끼치는 공감 후에,
서서히 뻔한 얘기같아서 지루하다는 느낌을 넘어,
그래서 뭘 어떻게 하면 좋다는 건지 해결책은 어디 있느냐!!!! 는 분노와 실망으로 마무리.
나를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역시 엇비슷했다. ㅎㅎ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리학 관련 책을 꾸준히 읽는 이유는,
책을 읽고나면 한동안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반성과 위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를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역시 무릎 꿇고 싶은 반성의 시간과 따듯한 위로를 동시에 받았던 책.
남들의 시선과 판단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다.
책 제목만 보면 시선과 판단에서 자유로워지라고 얘기하는 것 같지만, 아니다.
인간은 날 때부터 '판단'을 하는 존재며 본능적인 능력인데다 빛의 속도로 이뤄지는 과정인데
그 '판단'이라는 것이 매우 주관적이고 지극히 개인적이라는 것.
이렇게 얘기하면 말 그대로 "함부로" 판단한다고 볼 수 있지만
그 과정은 '함부로'가 아니라 양육 환경, 친구 관계 등이 누군가를 판단하는 기준의 단초를 만들고 있다.
저자는 가족, 친구, 직장, SNS 라는 공간을 나눈다.
어느 연령대든, 어떤 상황이든, 누구나 소속될 수 있는 집단 내에서 존재의 문제.
나는 사춘기로 접어드는 자녀와의 문제에 해법이 보이더라.
내가 아이를 위해 한다는 말이 결국 비난이었고, 그 말이 비난인지도 몰랐다는 충격에 휘청일 지경이었다.
비난의 단어를 쓰지 않으면 비난이 아니라는 단순한 생각. ㅡㅡ;;
남들의 판단으로부터 꽤 자유롭다고 믿는 나 자신의 문제점과
남을 함부로 판단하는 말을 내뱉으면서도 모르고 있는 우리 모습에 놀랐던, 나를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사람마다, 상황마다, 살아온 경험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상황에 답을 내놓을 수 없음을 알지만.
책을 덮으면 마음만 뒤죽박죽 혼란스럽고 답이 없음에 또 깝깝해진다.
책 마무리 부분에 질문으로 정리한 것만 찢어서 벽에 붙여야겠다.
가끔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몇 개만으로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내가 던지는 말이 내 아이와 다른 사람에게 큰 상처가 되지 않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