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걸어도 나 혼자
데라치 하루나 지음, 이소담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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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후반의 유미코, 40대 초반의 카에데.

둘은 이웃이다.

딸 아이가 하나 있는 남자와 결혼한 유미코는 딸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남편의 짐을 나눠지는 일을 접는다.

처음엔 유미코가 집을 나왔으나 나중엔 남편이 집을 정리해서 사라지고

결혼은 했으나 별거도 아닌 남편의 실종 상태로 홀로 사는 애매모호한 상황.

카에데는 유통기한이 짧은 사랑을 하며 떠나는 남자 잡지 않는 쿨한(?) 미혼이다.

최근에 헤어진 남자가 자꾸 생각나지만 질척거린다는 느낌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 중.


"행복"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기도 민망한 삶이다.

"홀로" 사는 사람.

번듯한 직업 없이 취직하기 쉽지 않은 나이가 되버린 사람.

꼬여버린 인간 관계에 맘은 편치 않지만 내 마음을 온전히 드러낼 수도, 드러낼 곳도 없는 중년의 사람.

그래서 - 모든 조건(?)이 외롭고 쓸쓸해야 맞는데, 외롭고 쓸쓸하지 않은 두 사람.


유미코의 남편을 찾아 여행 아닌 여행을 떠난 둘은 같이 떠났으나 혼자 생활한다.

같이 자고 같이 밥을 먹지만 유미코는 동네 사람들과 인형을 만들러 다니고 카에데는 동네 남자를 만나러 다닌다.

같이 여행을 왔지 붙어다니기 위해 온 것은 아니라는 그들.

인생사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세상은 같이 살지만 모든 걸 같이 할 수 없고, 나는 네가 아니듯, 너도 내가 아닌 그런 거.


문장도 내용도 건조하다.

뒷 내용이 궁금해서 읽는데 속도를 내고픈 마음은 생기지 않는다.

손으로 잡으면 바스락거리며 부서질 것만 같은 덤덤함.

내 마음을 이야기할 때도 남의 마음 들여다보는 것처럼 감정이 없다.

내가 정말, 진짜, 아주, 몹시, 매우, 많이 좋아하는 문체와 구성.

인생은 혼자 사는 거지만 누군가 곁에 있어 감사하다는 인생관도 같다.

 

색깔별 색연필이 책을 그득 채우고야 말았던, 같이 걸어도 나 혼자.

제목이 촌스럽다고 구박했지만 책의 내용도 주제도 이거 하나, 같이 걸어도 나 혼자.

나는 쌍엄지를 치켜세울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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