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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 파브 - 지금보다 강한 나를 만드는 셀프 리더십
신완선 지음 / 흐름출판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난 자기경영(경제경영에 가까운 자기계발 - 내 맘대로 붙인 용어다)류의 책을 잘 안 읽는 편이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너무나도 절박하게들 말하는 통에 숨이 턱턱 막히기도 한다. 특히나 시간을 쪼개 쓰는 법이나 무슨 무슨 기술에 관한 책은 특히나 그렇다.
물론 한순간 슬럼프에 빠졌을 때는 적절히 이용하면 책값을 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근본적인 치유는 되어주지 못한다는 생각을 굳히고 있는 나는 역시나 지루한 인간임에는 틀림없다.
그래도 흥미 있게 즐겨 읽는 자기경영서의 종류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논픽션이 가미된 책들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저자가 우리나라 사람들을 예로 많이 든 책일수록 좋다. 아무렴 베네통보다야 홍명보가 더 친근하고 와닿지 않는가? 또한 우리나라 저자는 우리말로 쓰기 때문에 훨씬 쉽게 읽힌다. 번역투로 된 글은 식도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불편하기 짝이 없다.
어쨌거나 자기경영서는 사회의 문제를 들춰내지 못한다. 사회과학서적이 아니므로. 때문에 보다 나 자신의 문제에 경사되기 마련이다. 무조건 경쟁과 자본의 이 시대에 맞는 최상의 인간상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시대와는 상관없이 긍정적인 인간상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게 나로선 더 좋다. 시대와 상관없이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라고 물어주는 게 좋다. 오히려 시대와 상관없이 너만의 시대를 만들라고 하는 거 아닌가 말이다. 성공이란 자신이 설정해놓은 기준이 아니던가?
문제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콤플렉스 없는 인간이 어디 있을까. 결국은 자기와의 싸움이 아닌가. 자신이 처한 한계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스스로에게 엄격해질 때 오히려 묘한 행복감에 젖게 되지 않을까?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도록 해주는 게 더 자연스러우리라. 그리고 그 한계를 단순화 시키거나 무시해버렸을 때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말도 괜찮다. 아주 소심한 사람보고 무조건 적극적이 되라고 하면 살지 말라는 말인가? 소심쟁이한테도 좋은 면이 있단 말이다. 소심한 면을 오히려 더 소심하게 만들면 뭐가 되지 않을까?
자기를 변화시키자고 자기경영서를 읽는 건데 이렇듯 입맛에 맞는 내용을 미리 정해놓고 책맛을 보려 하니 이거도 참 문제다. 음식도 편식을 하는데 마음의 양식인 책이라고 편식하지 말란 법 있나? 어쨌건 이런 내가 최근에 재미있게 읽은 자기경영서가 있으니 바로 파이팅, 파브였다. 저자는 공대출신인데 글을 무척 잘 썼다. 쉽고 간결하게 내용을 잘 전달하고 있어서 수월하게 읽힌다.
난 꽤나 소심한데 더 소심해져버리면 뭐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