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구본형 지음 / 휴머니스트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스물다섯 살이 버거운 어느 후배에게...
 

너 고민이 무척 많구나. 늙은이의 말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그럴 나이더구나. 스물다섯 살은 정말 중요한 시기이고, 그러니 만큼 혼란스럽고 힘이 들겠지. 도대체 뭘 해야 할지 모르겠고, 잘 할 수 있을까 두렵기도 하고. 무엇을 하고 싶기는 한데, 나에게 맞는지 모르겠고, 정말 이 길에 만족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이 책을 읽고 나서 고민에 생각이 많을 네가 떠오르더구나. 그래서 이 책을 빌려 이런저런 얘기를 해보려 한다.

변화경영전문가 구본형 씨가 자기 관리에 관한 내용으로 단숨에 읽어낼 만한 적은 분량으로 책을 냈다. 자신에 관해서 또는 자신과 조직에 관해서 아홉 가지로 정리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우선은 자신을 돌아보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 혼자 있는 시간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겠지. 너는 너 자신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니? 너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니? 스스로에 대해 더 냉정해져야 하고, 객관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또한 장단점이나 한계를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남들의 이야기에 너무 솔깃할 필요는 없어. 남들은 나에 대해 나만큼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 못하거든. 어쩌면 스스로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때 그 해석이 가장 적당할지 몰라.

자신의 하루를 곰곰 되짚어가다보면 자신이 두 얼굴을 가졌구나 하고 당황스러워지기도 할 거야. 하지만, 그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게 아닐까. 인간에게 일곱 가지 감정이 있다는데, 어찌 한 모습만 보여지겠니. 조용조용하기도 하고, 또 시끄럽게 떠들기도 하고, 온화하기도 하고, 불같이 노여워하기도 하는 게 사람 아니겠니. 그게 바로 솔직함이 아닐까.

자유롭고 싶니? 그저 막연히 자유롭고 싶니? 무작정 길을 떠나 갈 곳이 어딘지 모르는 나그네는 결국 길에 쓰러져 죽기 마련이지. 무작정 길을 떠나도 갈 곳이 어딘지는 알아야 하지. 그게 자유 아닐까?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길을 가면서 이 길이 내가 가야 할 길인가, 아니면 아무도 가지 않은 길로 가는 것이 옳은가. 그것이 가장 어려운 자유가 아닐까. 구본형 씨는 창조적 괴짜가 되라고 말한다. 괴짜는 사회적 통념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하지.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규칙도 어느 정도 신경 써야 하겠지만 그것이 절대적이 되어선 안  되리라. 자연은 인간의 관례와 윤리를 따르지 않는다. 그러나 비교할 수 없이 완벽하지 않은가. 자신의 감각, 판단에 의존하는 습관을 길러야 해. 진정한 자기 길을 찾기 위해.

여성 경영자가 점점 많아지고, 또한 그들의 성공이 적잖이 들려온다. 이 시대에 옛날의 권위적이고 공격적인 남성 중심의 경영은 낡은 것이라고 한다. 대신 여성의 감각적인 특징, 세심함이 경영에 반영될 것이라고 한다. 좋은 현상이다. 남성과 여성은 각각 자신의 특징을 알고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판단과 함께 여성 자신의 특징에 대한 자신감이 필요하리라 본다.

웃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시간은 금이라고들 한다. 한 번 더 생각해보자. 시간을 금이라고 치켜세우는 것이 우리가 시간을 잘 다룬다는 의미인가? 소중하니까 쪼개서 잘 써야 한다는 말이 진정 시간을 잘 관리한다는 말인가? 아니다. 필요한 시간에 필요한 일을 하는 것이 시간을 잘 쓰는 것이다. 쪼개서 무언가를 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 일을 할 시간과 쉬어야 할 시간과 놀아야 할 시간 등등을 잘 안배하는 것이다. 그래서 글쓴이는 쓸데없는 약속은 버리라고 한다. 약속에 대한 압박을 받지 않아야 ‘시간의 주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스물네 권의 책을 읽어라. 책을 많이 읽으면 좋다. 하지만 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는 책은 과감히 포기해버려야 한다. 대학 때 한 교수가 이렇게 말했다. “50쪽까지 읽었는데 더 이상 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면 과감히 버리고 다른 책을 집어라.”

놀지 않으면 창조할 수 없다. 자신에게도 배려가 필요하다. 가끔은 자신을 떼어내서 응시할 수 있어야 한다. 내 몸뚱이, 혹은 정신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멀리서 관찰해보자.

아빠 앞에 ‘부자’ ‘가난한’이라는 말을 달지 마라. 아빠는 부자나 가난으로부터 주어지거나 빼앗기는 게 아니다.

변화의 핵심은 자신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이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피터 드러커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메우려 하지 말고, 잘 하는 것에 더 투자하라고 한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메우려 하면 그저 다른 이들과 같아지는 것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니체가 내뱉은 한 마디로 끝내자.

춤추는 별 하나가 태어나려면 그 내면에 카오스를 간직할 수 있어야 한다. -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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