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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먼의 코트 - 사라진 시베리아 왕국을 찾아서
안나 레이드 지음, 윤철희 옮김 / 미다스북스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재미있게 읽었다.

누구에게나 환상적 세상에 대한 동경이 있다. 그런데 이 환상적인 세상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많이 다르다. 어떤 사람의 환상은 사막에 있고, 어떤 사람의 환상은 타히티에 있고, 어떤 사람의 환상은 저 푸른 초원에 있다.

나의 환상은 시베리아에 있다. 캐나다에 있다. 저 얼어붙은 벌판, 사시사철 눈보라가 휘날리는 곳, 그 눈보라 가운데 외롭게 서있는 초라한 오두막 하나, 어린 딸은 화롯가에서 장난을 치고 있고, 볼이 튼 마누라는 무뚝뚝한 얼굴로 수프 같은 것을 젓고 있다. 나는 보드카 같은 것을 마시면서 깃털 펜을 끄적이고 있다.

어렸을 때 본 만화의 한장면으로 오랫동안 기억나는 것이 은하철도 999에서, 빙하기가 다시 오는 지구에서 마지막 남은 빵 한 조각을 철이에게 주는 엄마의 모습이다.

시베리아는 그런 내 환상의 빈 터다.

샤먼의 코트는 그 환상의 빈터에 소설적 영감을 잔뜩 불어넣어주는 - 사실 내용상으로는 대단히 그럴 내용이 아닌 이야기다. 러시아가 어떻게 원주민들을 정복해 나가고 착취해 나갔는지의 이야기다.

사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도 러시아가 원주민을 정복해나간 것과 미국인들이 인디언을 정복해나간 것의 차이를 잘 모르겠지만 (작가는 그것이 다르다! 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아무튼 평이한 문체로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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