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1부 (스페셜 리허설 에디션 대본) 해리 포터 시리즈
J.K. 롤링.잭 손.존 티퍼니 원작, 잭 손 각색, 박아람 옮김 / 문학수첩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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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배송으로 밤 아홉시 조금 넘은 시간에 받아 첫 장 펼친지 한시간 만에 후루룩 읽어버렸다. 이게 만약 대본이 아니라 소설이었다면 아마 30분도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대본집은 읽는 사람이 연기력과 상상력을 얼마나 발휘하느냐에 따라 그 재미가 달라진다. 그러니 해리가 되어서 한줄, 알버스가 되어서 한줄, 그렇게 정말로 집중해서 읽었다. 이 아이는 이렇게 말했겠지, 해리는 이런 표정으로 서 있었겠지. 장면이 바뀔 때마다 마음이 바빴다. 영문판이었다면 좀 더 대사의 톤을 상상하는데 도움이 되었겠지만, 한글로 쉽게 읽고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즐거웠던 그 때로부터 오랜 시간이 흐른 마법사들의 세계. 그 곳은 마치 익숙해져버린 세번째 직장의 세번째 해처럼 무미건조하게 시작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예전과는 또 다른 모습이 나타난다. ‘예전 같은 재미‘는 없고, ‘낯선 긴장감과 의심‘이 이 책의 인상이 된다. 끊임없이 의심하고, 믿음을 요구하는 자의 자세로 읽고 있으니 나 역시 알버스가 아닌 해리와 그 친구들의 시선으로 세계를 보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알버스는 나의 친구가 아니라 아들이고, 조카였다. 

다른 이야기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알버스의 곁에 서 있는 헤르미온느를 상상했다. 언제까지고 그녀가 계속 곁에 있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랬다. 하지만 어쨌거나 나름의 방법으로 정답을 찾는 아이들을 보며, 나나 잘하자. 그런 생각을 했고..  현실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다독이는 어른이고 싶은데, 대본집 하나를 읽으면서도 한참을 헤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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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다니구치 지로 지음, 박정임 옮김 / 이숲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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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기대한 바가 있었다는 이유로 불편했다.
나는 다니구치 지로의 작품과는 안 맞는구나, 하고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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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단편적인 것의 사회학
기시 마사히코 지음, 김경원 옮김 / 이마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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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자국 물러서서 인생을 되돌아보라, 는 말이 있지만 그것은 되돌아 볼 필요가 없을 때나 (예방적인 차원에서) 위안을 주는 말이다. 괴로운 순간에, 고통스러운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 뿐이라고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그 상황을 조금 더 덜 괴롭고 덜 절망적인 것처럼 받아들이려고 하는 환상과 노력만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남은 자유다. 그것은 유일한 자유이면서, 도피처이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징검다리이다.

적어도 우리에게는 가장 괴로울 때 웃을 자유가 있다. 가장 힘든 상황 한복판에서조차 거기에 얽매이지 않을 자유가 있다. 사람이 자유다. 이 말은 선택지가 충분히 있다든가 가능성이 많다는 말이 아니다. 아슬아슬하게 겨우 버티고 있는 꽉 막힌 현실의 끝자락에서, 딱 한 가지뿐인 무언가가 남겨져 그곳에 존재한다. 그것이 자유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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