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돼지로 변했어요 - 우리 식탁 지키기 프로젝트 1
김미영 지음, 신재환 그림 / 애니북스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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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 먹을거리를 지키기 위해 농림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가 만화책을 내놨다. <아이들이 돼지로 변했어요>는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음식, 탄산음료의 폐해를 알리는 만화다. 제목에서 대충 알 수 있듯이 패스트푸드만 좋아하는 아이들이 급기야 돼지로 변한다.

책은 건강지킴단 단장인 건강박사님 부탁으로 초등학교 5학년인 머루와 쌍둥이 남매 다래가 돼지로 변한 같은 반 친구 포식이와 어린이들을 구하러 나서는 이야기다.

이들의 대척점에는 흑마왕의 부하 햄버거보이와 피자걸이 있는데 '음식 탓인지' 약간 모자란 캐릭터로 나오면서 번번이 머루와 다래에게 패하고 만다.

친구들을 구하러 가는 길에는 솔로몬의 지혜와 다윗의 용기가 필요했다. 농산물나라에서 아이들을 소생시킬 '신토불이 영양소'를 얻어야 했는데 곡식, 열매채소, 뿌리채소, 잎줄기채소, 과일 등은 머루와 다래에게 쉽사리 영양소를 내주지 않는다.

이유는 포식이가 그동안 이들을 홀대하고 멸시했다는 것이다. 곡식마을 곡식들의 항변을 들어보자.

"포식이가 식탁에서 우리를 얼마나 하찮게 여겼는지 알아. 난 그 녀석이 밥에 섞인 콩을 벌레 보듯 젓가락으로 건져 내던 것만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고!"

"찬밥 신세였던 건 나도 마찬가지야. 그 녀석 보리밥만 먹으면 방귀가 나와서 안 먹는다나? 몸에 좋은 섬유질이 많아서 소화가 잘 되느라 그런 줄도 모르고…."


영양소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머루와 다래는 포식이 대신 곡식들에게 사과했지만 외면당한다. 흑마왕은 머루와 다래가 영양소를 얻지 못하도록 훼방을 놓거나 농작물을 죽이려하는 등 해코지한다.

그럴 때마다 머루와 다래는 용기와 지혜로 이겨내고 마침내 필수 영양소를 모두 얻어와 돼지 친구들을 본래 모습으로 되돌린다.

책은 농림부의 '우리식탁 지키기' 프로젝트 첫 번째 작품이다. 공공기관 홍보용 책자의 엉성함을 탈피해 계몽적 내용을 짜임새 있게 담았다. 농림부는 이어서 <고추 먹고 맴맴>, <꼬마 요리 천재의 산해와 진미>, <지구를 지키는 생명의 수호천사> 등 시리즈를 펴냈다.

내용도 단순한 권선징악이 아니라 모험과 퀴즈, 이해와 설득을 적절히 섞어 흥미롭게 끌고 나간다. 다만 요즘 아이들 책이 너무 만화 형식으로만 쏠리는 아쉬움을 한번쯤은 지적하고 싶다. 허나 어쩌랴. 딜레마지만 아이들에겐 만화가 잘 먹히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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