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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숲속의 남자
신이현 지음 / 이가서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남창'을 주인공으로 쓴 장편소설. 그는 홀어미와 홀형수가 검은 우산을 깁는 부업중인 집에서 장남노릇을 해야하는 형편이다. 자신을 '토끼'처럼 재워 달래주던 어릴적 친구 윤희로부터 사업구상의 모티브를 얻어 어느날 갑자기 역과 거리를 기웃거리며 외로운 여성에게 헤픈, 절실한 미소를 보내게 되는 그는 평범한 대한민국 신체건강(?)한 24살의 청년이었다. 이야기는 발랄한 작가에 의해 좀 더 완벽한 프로네셔널적인 남창으로 거듭나는 모습으로 치닫고 있는듯해 보이나 뜻밖의 상황으로 인해 아니 실은 그전부터 파국으로 예견되어있는 지침과 안식처로의 결말, 눈뜨는 곳이 유토피아일지 지옥일지 미완인채로 막을 내리고 있다. 주인공에 대한 완벽한 묘사일까 완성하지 못한 무책임이라고 해야할까. 재밌지만 중간중간 통통 튀는 쉼표속에서 현재에 관한 '나'에 대해 문득문득 상상하게 된다. 그 멈춤과 숨에 관한 호흡이 여유롭지 못하다는게 아쉽다. 재치발랄에 지나친 나머지 장편이라고 하기에는 의도가 부족하다고 해야할까.
작가의 따뜻한 심상이 느껴지지만 많은 부분에서 그가 강조는 아니더라도 세밀히 파고 들어갔어야할 여백이나 공백, 쓰기가 끊겨 숨어들어간것 같다. 즐거움이 튀다 오르다 만 슬픔없는 이야기 배치. '꽃'이 피기 전의 환희보다 비를 맞고 지켜주는 오랜시간의 눈빛이 그리워짐. 그녀의 노래속에 잎줄기의 속삭임이 더 깃들면 그때 정말 환한 작품이 탄생하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