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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택동비록 - 상
산케이신문특별취재반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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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는 10년에 걸친 '문화 대혁명'에서 중대한 과오를 저지르기는 했지만, 그 전생애를 통틀어서 보면 중국 혁명에 대한 공적은 과오를 훨씬 능가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서는 공적이 제1이고, 과오는 제2이다."

 1981년 중국공산당 제11차 중앙위원회 제6회 총회에서 '건국 이래의 역사적 문제에 관한 당의 결의'를 그렇게 채택함으로써, 중국은 모택동의 시대를 정리하고 등소평이 중심이 된 다음 세대로 본격적으로 넘어갔다.    

 

이 책 '모택동 비록'은 모택동의 '과오'로 정리되어진 그 '문화 대혁명'을 전후로 하여 중국 공산당의 이면사를 다룬 책으로서,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냉정한 눈으로 꿰뚫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대약진 운동'이 좌절된 후, 유소기와 등소평이 경제 조정 정책에 착수하여 진행하고 있을 무렵, 모택동은 '계속 혁명론'을 강조하고 '당내 수정주의'에 대한 경고를 거친 후, 마침내 시행착오의 모순을 단번에 해소시키기 위한 제2혁명으로서 '프롤레타리아 문화 대혁명'을 결심하기에 이른다.

모택동의 뜻에 맞춰 임표와 강청이 홍위병들을 앞세워 주도하게 된 문화 대혁명은 1968년 유소기의 실각과 비명 횡사로 일단락 되고, 이후 '후계자'의 위치에 올라간 임표의 도망과 추락사를 거쳐,  모택동이 죽을 때까지 주은래와 등소평 타도를 위한 '4인방'의 권력 투쟁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1976년 주은래, 모택동의 죽음과 곧 이은 섭검영의 '4인방' 체포로 한 시대는 막을 내린게 된다.  

 

이 '모택동 비록'에 나오는 각 인물들이 겪는 삶의 과정을 '대장정' 시기에 그들이 모택동과 함께 겪었던 삶의 장면들과 겹쳐서 생각해 보게 된다.  

 

유소기, 주은래, 팽덕회, 임표, 등소평 - 모두가 모택동과 함께 '대장정'을 함께 한 동지들이었다. 혁명을 거쳐 함께 나라를 세웠지만, 그 이후의 궤적은 모두 얼마간 (때론 엄청나게) 다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권력을 쥔 모택동의 강한 character가 어느 장면에서나 지배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말년에 4인방을 손바닥 안에 쥐고 있으면서도, 국가 운영의 실무를 주은래와 등소평에게 위임할 수 밖에 없는 모택동의 모습도 보인다.

크게 보아준다면, 권력 투쟁이라는 것도 과거 동지들 사이의 개인과 개인 간의 다툼이라기보다는, 국가 경영에 대한 이념과 노선의 차이 때문이라고 해 줄 수 있을 만한 대목이다.

 

아울러 등소평의 복권이나 4인방의 일원인 왕홍문의 등장처럼 끊임없는 '젊은 피' 순환의 필요성은 이들 중국 지도부의 어떤 전통처럼 되어 현재 후진타오 수상까지 내려오는 듯 싶다.  

 

현대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선 반드시 읽어 보아야 할 책이라 여겨지며, 이 책이 일본 산케이 신문 취재반에 의해 쓰여 졌다는 사실에서 일본인들의 치밀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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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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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한번 막 읽고 나니, 한 편의 감동적인 이야기로 이루어진 잘 짜여진 소설이라는 느낌이 밀려든다. 두 번씩이나 같은 꿈을 꾸게 된 양치기 산티아고가 자아의 신화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하게 되고, 그 여정에서 몇 차례의 우여곡절과 고비를 겪곤하면서 마침내 자기 자신과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다.

 

우선, 이 책에서는 몇몇 중요하고도 새로운 말들을 만나게 된다. 자아의 신화, 초심자의 행운 또는 은혜의 섭리, 만물의 정기, 만물의 언어, 표지, 마크툽, 가혹한 시험 - 이런 말들이다. 그런데, 이 각각의 말들 속에 함축되어있는 진실을 헤아려 보는 것도 흥미롭지만, 가장 내 마음을 끄는 것은 주인공이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스스로의 길을 찾아 가느냐 하는 데 있었다.

 

첫번 째의 선택은 출발점에서 이루어졌다. 살렘의 왕 멜키세덱이 열어주는 생각에 힘입어 산티아고가 자아의 신화를 찾아 떠나는 용기를 내는데는, 익숙해져 있는 것가지고 싶은 것 사이에서 망설이다가 인생의 모든 일에는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배를 타고 해협을 건너 낯선 도시에서 빈털터리가 되었을 때 자칫 흔들릴 수도 있었지만, 이 세상은 불행한 피해자의 눈으로도 볼 수 있지만, 보물을 찾아 나선 모험가의 눈으로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삶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다. 그 믿음을 터잡아 크리스탈 가게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고, 그 주인의 메카 순례 여행에 대한 꿈의 얘기를 듣고선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꿈을 보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되고 지금까지 경험 못했던 삶의 다른 모습들을 배우고선 일년 뒤 그 가게를 나서게 된다. 그리고, 이 때 사막을 앞에 두고 산티아고가 하게된 자기 인식 어찌되었든 보물에 두 시간 거리만큼 더 가까이 와 있는 셈 아닌가. 이 두 시간 거리를 오는데 꼬박 일년 가까운 시간이 걸린거야 은 그로 하여금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을 선택하게끔 하는 중요한 계기를 만든다. 그래서 그는 사막을 건너다니는 대상들을 제 발로 찾아간다.

 

 사막을 건너면서 낙타몰이꾼과 영국인을 통해, 현재를 산다는 것의 중요성과 사람은 제각기 자아의 신화를 찾아 여행하며 자기 방식으로 배운다는 것을 생각해 보게 된다. 아울러 사막이란 자연을 통해서, 만물의 언어로 이야기 하는 만물의 정기가 존재함을 알게 된다. 사막의 오아시스에서 머물게 되면서는 운명의 여인 파티마를 만나게 되고, 만물의 언어의 가장 본질적이고 난해한 부분인 사랑의 실체와 맞닥뜨리게 된다. 그리고, 또 매들의 비행을 읽어 내면서 연금술사를 만나게 된다.

 

이 파티마에 대한 사랑과 연금술사가 제시하는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방향 사이에서 산티아고는 슬프게 갈등하면서 오아시스를 떠나 다시 사막으로 나서는데, 이 때 그는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연금술사의 충고에 따라 마음의 소리를 들으려 애쓰며, 마침내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비로소 오아시스를 떠난 선택의 고통에서 자유롭게 되었다. 마음은 그에게 모든 행복한 인간이란 자신의 마음 속에 신을 담고 있는 사람이라고 속삭였던 것이다. 이제 그의 앞에는 가혹한 시험 만이 남아있었다.

 

연금술사와 사막을 건너면서 연금술의 비밀이 만물의 정기를 깨닫는 데 있음을 배우게 되고, 이제 마지막 시험대인 바람으로 변화하느냐 죽음이냐인 위기 상황을 맞게된다. 여기에서 산티아고는 사막과, 바람과, 해와 그들의 언어로 얘기하면서 사랑에 관해 묻는다. 그렇게 해서 결국 이 모든 것을 기록하신 그 손을 찾아가게 되고, 여기에서 마침내 만물의 정기란 신의 정기의 일부이며, 신의 정기가 곧 그 자신의 영혼임을 깨닫고, 그 순간 자신이 기적을 이루어 낸다. 이렇게 올바른 선택을 하게된 배경에는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했던 살렘의 왕이 한 말에 담긴 진실이 있었던 것이다.

 

그 이후 연금술사는 백부장 이야기를 해주면서 무엇을 하는가는 중요치 않네. 이 땅 위의 모든 이들은 늘 세상의 역사에서 저마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니. 다만 대개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이지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이후 산티아고는 피라미드 앞에 다달아서 정작 보물은 그가 그 꿈을 꾸었던 스페인 고향 마을의 그 교회에 있음을 알게되고 이 모든 것에 담긴 뜻을 비로소 깨닫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결국 진리를 터득하기 위한 선택, 그 모든 것을 계시하시는 신의 말씀을 알아들을 수 있는 귀기울임과, 그것을 찾아나서는 나의 결단과 실행이라는 용기가 만나서 이루어지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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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전쟁
히다카 요시키 지음, 이정환 옮김 / 풀빛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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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핵문제에 관한 책을 살펴보다가 우연히 읽게된, 미국에 사는 NHK 특파원 출신 일본 언론인이 쓴 한반도 주변 정세에 관한 책이다. 몹시 낯선 관점에서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한번쯤 참조해 볼 만 하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이라크 전을 제4차 세계대전의 서막으로, 다음 제2막은 북한 김정일에 대한 미국의 공격, 그리고 마침내 중국과 미국의 대결로 치달은 후 그 전쟁이 막을 내릴 것으로 보며, 그 시기가 대략 2025년 경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 소련과 미국의 냉전이 제3차 세계대전이며, 그것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면서 막을 내렸다고 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평소 신문과 방송의 뉴스를 따라가면서는 알 수 없었던 여러가지 사실을 알게되었고, 결과적으로 좀 더 상세하게 그것들을 살펴보아야겠다는 강한 욕구를 느꼈다.  

  우선 이라크 전이 시작할 때 독일과 프랑스가 왜 반대했는지 의문이 풀렸고, 20세기에 들어와서 중동의 지도가 어떻게 달라져 왔는지를 다시 살펴보게 되었다.

  그리고, 북한을 미국이 공격하고 주한미군이 점령을 하게 될 경우, 한국군은 북한 내부로 진격할 수 없을 것이며, 미군이 꽤 오랜 세월에 걸쳐 주둔하면서 북한에 안정된 정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란 말에는 큰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거짓말 같아서가 아니라, 슬프게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이다...

  중국과 미국의 관계에서, 크루즈 미사일을 탑재한 미국의 트라이던트 잠수함이 동차이나해에서 중국의 주요 도시에 목을 겨누고 있다는 얘기도 놀라웠으며, 어제 뉴스에서 본 중-러 합동 군사작전이 미국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궁금증이 일어나기도 한다.

  유럽의 얘기 가운데에선, '아프리칸 무슬림'이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 피레네 산맥을 넘어서 유럽 전역으로 퍼져 들어가, 프랑스에서만 인구의 13%이상이 이슬람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되었다. 운동 경기에서 유럽 국가들의 대표선수 가운데 흑인이 꽤 있었던 기억이 새삼 떠올랐다.

  아울러 브레튼우즈 협정에 근거하여 2차 대전 후 세계의 기축통화로서 자리잡은 달러체제가 이제는 사실상 막을 내렸지만, 미국이 아직 정치력으로 그것을 끌고 가고 있으며 일본에 대한 금융자유화 요구 등의 배경이 그것과 관계있다는 얘기는 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강한 국가의 조건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 등을.... 

  마지막으로, 최근 베이징 6자회담에서 일본 대표가 납북자 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보고 그 배경이 궁금했는데, 저자가 일본 정부에게 '싸움에 대한 자세와 정열'의 회복을 요구하는 대목에서 그 의문이 풀렸다. 일본인들은 변화하는 국제 사회를 의식하면서 자국의 장래 이익을 염두에 두며 행동하는 것이었구나...

  전반적으로 이 책은 '깊이' 보다는 '관점' 측면에서 의미를 더 가질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우리가 익숙한 것과는 사뭇 다른 '남의 관점'이 가져다 주는 그 낯선 이질감이, 때때로 객관적이고 냉정한 '나의 관점' 확립을 위해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이후에 쓴 '미국은 북한을 핵 폭격한다'는 책과 함께 낯섦을 느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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