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중에 마음을 매우 불편하게 하는 영화가 있다. 몇년 전에 본 '오아시스'가 , 얼마전에 본 '올드보이'가 그랬고 오늘 본 '실미도'가 그렇다. 물론 잘 만들어진 영화들이지만!

 '오아시스'는 주인공이 차마 지켜볼 수 없을 정도로 불쌍해서 마음이 아팠다. 평소 정상인이나 일반인보다 업신여김 당하는 그들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어 공개적인 볼거리로 만든 것같아 참을 수 없었다. 물론 감독의 의도는 소외된 그들도 일반인들과 똑같이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었겠지만... 그들의 사랑이 돋보이기보다는 너무 안타깝고 비참하기만 했다.

'올드보이'를 보았을 때도 왠지 우울해졌었던 기억이 난다. 학교선생님 몇분이랑 웃으면서 영화보러 들어갔다가 굳어서 영화관을 나왔었다. ^^  최민수(주인공 이름은 오대수)가 유지태(극중의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의 계략에 말려들었는데 , 차라리 가족 중 누구를 잃게 되는 것이었다면 더 마음이 편했을 것이다. 그 결과가 딸과의 사랑이라는 것, 딸과 이미 육체적인 관계를 맺어버린 것이라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되돌릴 수도 없고 헤어질 수도 없고, 계속 인연을 맺을 수도 없다.  결국 최민수는 그녀가 자신의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된 기억을 최면으로 지워버리고 그녀와 새출발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하지만 그와 그녀가 부녀지간이며, 근친상간이라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최선이며 어쩔 수 없다는 것이 매우 갑갑했다. 벗어날 수 없는 멍에가 씌어진 것이다. 

 '실미도'는 북파공작원에 대한 실화를 영화로 만든 것이었다. 나라에 의해 이용만 철저히 당하고 결국은 '간첩'이라는 누명을 쓰고 죽은 것이 불쌍하기도 하고 안타까웠다. 그리고 이런 비극이 실제역사이며 잘못되고 부끄러운 부분이라 마음이 불편했다. 지금이라도 그 오명이 벗겨지고 진실이 널리 알려져 같이 생각해볼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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