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의 마을에는 3월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을 어루만지며

눈은 수천 수만의 날개를 달고

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

지붕과 굴뚝을 덮는다.

3월에 눈이 오면

샤갈의 마을의 쥐똥만한 겨울열매들이

다시 올리브빛으로 물이 들고

밤에 아낙들은

그 해의 제일 아름다운 불을

아궁이에 지핀다.

 

난 이 시를 읽으면 왠지 따스함이 느껴진다. 

이제 가을인가 보다. 나는 매해, 아침 드라이기 바람이 싫지 않고 따뚯하니 좋다고 느껴질 때 '아, 이제 가을이구나'하고 느끼는 것같다.

오늘 아침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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