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아니고 그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데, 꽃인 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
간다 지나간다, 환한 햇빛 속을 손을 흔들며......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왼통 풀냄새를 널어놓고 복사꽃을 울려놓고 복사꽃을 울려만 놓고, 환한 햇빛 속을 꽃인 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
한국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가 김춘추의 '꽃'이라고 한다. 이 시는 내가 한 때 좋아했던 김춘수의 시이다. 우리는 하루하루, 스쳐지나가는 많은 일들에 어느새 흔들리고 마음을 쓴다. 그 순간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작은 일에도 어느새 자신이 많은 신경을 쓰고 마음을 두고 있음을 문득 느낄 때가 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다가온 작고 미묘한 일들로 울고 웃고 한다. 그것들이 마음을 쥐고 흔들때가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별일 아니라는 듯 쉽게 사라지기도 한다. 이렇게 마음을 대책없이 흔들어놓고 가려거든 불어오지나 말것을... 우리가 살면서 이렇때가 있는 것같다. 이 시를 읽으면 그런 느낌을 표현하는 듯하다. 나 개인적으로... 정확히 어떤 뜻인지는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