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머리검사를 하는 날이었는데 옥숙이가 앞날 '머리 검사해요? 어떻게 하지요?' 문자를 보내왔다. 옥숙이와 옥숙이 머리를 어떻게 감출 것인지 상의하는 것도 우스웠지만 나에게 상의하는 것과 머리검사 할 걸 알면서도 학교를 오겠다는 것이 기특했다. 그러고 월요일날 일찍 와서 자율학습을 조용히 하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흐뭇했다.
화요일은 5교시에 왔었다. 12시쯤 이제 일어났다며 '지금 학교갈게요'라는 문자가 왔었다. 나는 '그래 빨리 오너라'는 문자를 보냈었다. 그리고 마칠 때쯤 불러서 왔으면 선생님에게 니가 왔다는 것을 알려야하지 않겠냐고 했다. 옥숙이는 '알겠어요'했다.
그러고 어제 결석을 했다. 아이들한테 물어보니 옥숙이가 2시쯤 일어나서 학교를 못왔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얘들아, 옥숙이도 학교는 오고 싶은데 자꾸 늦잠을 자서 학교에 못나오는 것같다. 우리가 옥숙이를 위해서 어떻게 해줄 방법이 없을까?' 물으니 아이들이 제 각각 신이 나서 말한다.
'모닝콜을 해주지요, 조를 짜서 5분간격으로 동시에 아침에 전화해주든지' ' 아침마다 돌아가면서 옥숙이 데리러 가지요' '그러면 아침에 거기까지 가려면 너희가 힘들잖니?' '아예 옥숙이집에서 하루전에 자죠~'
ㅎㅎ
우스겟소리도 했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옥숙이를 어떻게든 학교 나오게 만들려고 같이 고민을 해주는 것같아 흐뭇했다.
일단 아이들에게 칠판에 옥숙이 전화번호를 적어주고 아침 7시 30분쯤에 마음이 있는 사람은 전화를 하라고 했다.
오늘 교실에 들어서니 옥숙이가 짐짓 명랑하게 다가와 '선생님, 나 왔어요~'한다. 그러면서 오늘 7시에 등교를 했다고 한다. 어제 결석을 해서 오늘은 마음먹고 일찍 왔나보다.
아무튼 옥숙이가 꼬박꼬박 정시에 와서 앉아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학교를 오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 기특하다. 그리고 내 말을 조금이라도 기억했다가 따르려 한다는 것이 기뻤다. 그리고 내 수업 시간에 밝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 것도....
문제가 있으면 해결하도록 도와주기! 일단은 교사가 할 일은 그것인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