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한문시간에 준범이가 옆친구에게 무어라고 했는데 나는 친구에게 욕을 하는 줄 알고 야단을 쳤었다. 하지만 준범이는 억울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친구 별명이라며 욕을 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순간 나는 그 별명이라는 것이 욕 비슷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런 말을 하면 안된다며 계속 야단을 쳤다. 준범이는 계속 억울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 시간 내내 나를 바라보았다.
수업을 마치고 나오면서 어쩌면 준범이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내가 너무 심하게 야단을 쳤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무거웠다.좀 더 차분하게 준범이에게 변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도 있었을텐데 ......
그 아이가 윤아샘 반인데 샘반 아이들 사진을 펴놓고 이야기하다가 문득 준범이가 눈에 들어와서 며칠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해줬다. 그랬더니 윤아샘이 그랬었냐고... 사실 그 아이가 반카페에 어떤 선생님으로부터 억울하게 야단맞았다고 글을 썼었다고 했다.
순간, 정말 준범이가 그 일로 상처를 많이 받았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왜 준범이의 진실한 표정을 알아보지 못했을까? 그리고 좀 더 일찍 다독거리지 못했을까?
그러면서 문득 내가 요즘 한문시간에 아이들을 너무 엄하게 다루고 다그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 한문이 들었다. 아이에게 사과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