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새학기가 시작되었다. 나는 작년 1학년에서 3학년으로 건너 뛰었다. 3-4반. 작년 경란샘반이 3-4반이었는데 그 자리를 내가 물려받았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교실은 작년 나의 1-5반 교실 자리 그대로였다. 작년 아이들이랑 같이 꾸몄던 노란 병아리와 꽃이 잔뜩 붙어 있는 게시판 아래 낯선 아이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보니 마음이 조금 허전했다.

신학기를 두번째로 맞이하면 좀 능숙해질 줄 알았는데...  무엇을 무슨말을 먼저 해야할 지, 어찌 그리 떠오르지 않는지... 아이들은 첫날 알았을 것이다. 나의 어설픔을...

삼일째... 한 아이를 여러명의 아이들이 화장실에서 둘러싸고 심한 욕설을 퍼부었고 당한 아이의 어머님이 화가 나셔서 학교를 찾아와 발칵 뒤집어 놓은 일이 일어났다. 그래 아홉명 정도의 아이들이 복도에 꿇어 앉아 반성문을 쓰고 있었는데.. 그 중의 한 아이 얼굴이 낯이 익어 수업에서 봤었었나 했는데 나중에 학생부장선생님이 나를 부른다. 그 중 내 반애가 한명 있다고. 아차.. 아까 걔가 내반 아이구나... (사실 작년에 우리반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애가 없어서 그런 일들이 일어나도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이번도 내반 아이일거라는 생각은 추호도 못했었다. )

그 애들은 2학년 때부터 학교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킨 아이들이라고 한다. 그래서 선생님들께서 부모님을 불러 현재 아이들의 상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거라는 각서'를 쓰도록 하자고 하셨다. 그러면서 각자 자기 반아이들을 부르셔서 아이들에게 '학부모님 내교 통지서'를 들려 집으로 보냈다. 참 난감했다. 아직 이야기도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한 아이에게 '내교 통지서'를 주려니... 더군다나 난 작년에 이 아이를 알지 못했으므로 이번일에 대해 아이를 야단도 치기가 뭤했다.  그날이 눈이 많이 오던 날이었는데... 겨울동안도 안 내리더니 제법 굵게  날리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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