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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속의 거장 - 20세기를 매혹시킨 클래식의 천재들
조희창 지음 / 황금가지 / 1998년 8월
평점 :
품절
우연찮은 계기로 요즘들어 클래식에 흥미가 생겼다. 클래식 동호회 등을 기웃거려 봤는데 나같은 초보가 보기엔 너무나 다른 세상 이야기가 오가고 있어서 전혀 감도 잡지 못하겠고, 그냥 이것 저것 접하기 쉬운 것들을 중심으로 시작해보기로 했다.
일단 너무나 무지한 지금의 상대에서 벗어나보기 위하여 초보자를 위한 클래식 책을 읽어보기로 하였는데, 쉽게 눈에 띠는 것이 서양 음악의 이해나 입문 등의 제목을 지닌 딱딱한 책뿐이라 잠시 괴로워하다가 발견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모차르트나 베토벤처럼 옛 시대를 살다간, 그야말로 교과서에 나올 법한 위대한 작곡가들에 대하여 알아두는 것도 좋지만, 누구나 현재의 우리와 가까운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 대해 좀 더 흥미가 생기는 것을 부정할 순 없을 것이다.
책의 제목은 전설 속의 거장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아득한 옛날의 사람이라거나 정말로 전설 상의 인물이라거나...하는 것은 물론 아니고, 50년 내외의 가까운 과거, 즉 우리와 동시대를 살다 갔다고도 할 수 있는 음악계의 거장들에 관한 책이다. 나로서는 정말 모르는 세계의 이야기 들이지만 그냥 위인전(?)을 읽는 기분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타고난 재능도 필요하지만 노력없이 저절로 전설이 될 수는 없으며, 그들은 그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도 기억되는 거장으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것은 지휘자 파트이다. 음악을 연주함에 있어 각 악기의 뛰어난 연주도 물론 중요하지만, 다양한 악기 파트를 전부 아우르고 조화롭게 이끄는 동시에,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지는 악보 상의 음에 자신만의 참신한 해석을 덧붙여 자신의 색깔이 담긴 새로운 음악을 창조해내는 지휘자의 역할이란 참으로 매력적이다. 또한 한 악단을 이끄는 지휘자의 영향이란 엄청난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어느 누가 가장 최고라고 꼽아낼 수 없을 만큼 그들 모두 뛰어난 재능과 눈부신 개성의 소유자였다. 폭발하는 카리스마, 굽히지 않는 엄격함, 뛰어난 상술, 이웃집 아저씨 같은 친근함...등등. 아직 초보인 나로서는 전혀 알 수 없지만, 좀 더 공부해서 책에 나온대로 지휘자에 따라 같은 곡이라도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하며 들어보고 싶다.
덧)
1시간여에 다다르는 대곡을 계속 서서 지휘하는 지휘자는 체력이 좋아야할 것 같다. 지휘 행위 자체가 엄청난 운동이 되기도 하고 말이다. 이 책에 소개된 지휘자들 대부분이 장수한 것을 보고 저 생각이 머리속에 계속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