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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과 사상 28 - 이류 청산 이류 개혁
강준만.고종석.김진석 지음 / 개마고원 / 2003년 10월
평점 :
품절
이번 호에서 가장 흥미있게 읽은 글은 고종석이 쓴 '식민주의적 상상력'이란 글이었다. 이 글은 복거일이 쓴 '죽은 자들을 위한 변명'에 대해서 비판한 책이다. 고종석이 평소 복거일에 대해서 긍정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 스스로 자주 밝혀온 것이라 익숙하지만, 그런 그마저 이런 비판적인 글을 써야할 정도로 복거일의 책이 문제가 많다는 것에 안도했다. 왜냐하면 나도 이전에 그 책을 읽었고 몇가지 비판 거리들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적절히 대응할 논리를 갖추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받아들였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종석의 글을 통해 많은 부분 고민을 해소할 수 있었다.
이번 호의 특집인 '개혁'에 대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개혁은 '이류'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상당 부분 동의하게 되었다. 너무 이상적으로만 생각하면 오히려 현실에서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따라서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조금씩이라도 변하는게 훨씬 좋을 듯 하다.
전체적으로 글들의 내용은 예전에 비해 총론적으로 변한 것 같고 그것이 좋은 점과 부족한 점을 다 가지고 있음도 느낄 수 있었다. 현실과의 직접적 부딫힘이 적은 만큼 넓고 깊은 관심을 보여줄 수있는 반면에 이전에 인물과 사상에서 느꼈던 치열함 같은 것은 좀 덜 해진듯 한 느낌도 든다. 앞으로의 글들에 대한 기대와 함께 아쉬움도 드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