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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학의 ㅣ 참 우리 고전 5
박제가 지음, 안대회 옮김 / 돌베개 / 2003년 2월
평점 :
품절
이름만 듣던 책을 읽을 때에는 기대를 많이 하게 되는데.. 사실 기대에 비해서는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그것은 이 책이 지어진 시대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시대의 차이 때문일 것이다. 박제가가 이 책을 지을 때에는 청나라에 가서 본 모든 것들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부족함을 드러내었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박제가는 아주 세밀하고 꼼꼼한 관찰력으로 청나라의 다양한 문물들을 묘사하며 동시에 우리나라의 문제점들을 지적한 것이다. 당시의 사람들에게 이런 그의 글은 충격적이었을 것이고 매우 비판적인 느낌을 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중간중간 나오는 박제가의 글들은 그가 당시 조선 사회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비판적 인식과 개혁에 대한 열망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솔직히 지금의 눈으로 박제가가 묘사한 다양한 청 문물들을 따라 읽기란 좀 지루한 작업이다. 그리고 그가 주장하는 사회 개혁에 대한 방안들도 지금의 우리들에게는 익숙한 것들이다. 이 점이 지금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별다른 느낌을 주지 못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그것은 저자의 책임은 아니고 시대가 달라진 것이 그 이유가 될 것이다.
결국 이 책은 박제가의 개혁과 이상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이 되지만 박제가의 입장에서는 당시에 이 책을 읽으며 충격과 놀라움을 느꼈을 독자들이 그리울 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말로만 듣던 북학파의 이상과 주장을 접한 것은 의미있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