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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약 한 방울 ㅣ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25
샬롯 암스트롱 지음, 김석환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세상에는 시밖에는 존재하지 않는 순진하고 부드럽게 세상에 대해 잘 모르는 55세의 독신 교수 케네스 깁슨. 그는 동료 교수의 장례식에서 고인의 딸인 로즈메리를 만나 결혼하게 된다. 그러나 로즈메리의 행동은 때때로 수상쩍기까지 하고... 친절한 이웃집 남자와의 바람을 의심한 케네스는, 결국 자살을 결심하는데, 그 독약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언뜻 보기엔 평범한 작은 올리브유 병에 든 독약은 어느샌가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데......
처음엔 조금 어두침침하기까지 한 분위기들과, 그리고 계약결혼 비슷한 냉정한 느낌의 결합, 그리고 어딘가 불안정한 공기......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유쾌해지고, 때로는 우스꽝스러운 긴장감을 내포하고 있고, 긍정적이고 밝은 작가의 사고방식이 눈에 띈다. 그리고 결말은 마치 하나의 행복한 희극처럼 인상깊다. 작가가 여성이라 그런지, 중간중간 로맨스적인 요소들도 있다.
추리소설은 어둡고 딱딱하기만 하다는 인상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심리묘사를 중점적으로 다룬 섬세한 소설을 좋아한다면, 그리고 결정적으로 시작은 나빠도 좋은 결말을 원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처음에는 작가의 트릭(?)에 속아, 심심하면 사람이 죽고 그것을 추리하는 것만을 즐기는 다소 어둡다고 할 수 있는 소설인 줄 알고 나름대로 희안한 결말을 추리해봤다(줄거리 추리는 개인적인 악취미이다). 하지만 전혀 아니었다. 어두운 분위기에 익숙했던 사람일수록 이 트릭(?)에 속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