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Classics in Love (푸른나무) 7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김영하 옮김 / 푸른나무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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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랑했기에, 너무도 사랑했기에...! 베르테르의 죽음은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는 것일까. 사랑하는 여인 로테를 향한 무서울 정도의 정열과 집착, 그리고 그로 인해 갈등하는 한 영혼! 로테를 잊기 위해 로테가 있던 마을에서 떠나지만 결국 베르테르는 사랑을 잊지 못하고 돌아오게 된다. 그러나 그렇게 미칠 듯한 사랑은 그에게 기쁨과 생명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죽지 않고 다시 살아 있을 때의 절망감과 고통을 안겨줄 뿐이다.

그도 로테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첫눈에 반하는 사랑을 믿지 않았을까?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가 믿었든 믿지 않았든 간에 사랑은 그렇게 찾아왔다. 그는 로테의 아름다움보다는 건강하고 맑은 천사같은 로테에게 더욱 끌리게 된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이미 약혼자가 있었고...... 훌륭한 인품을 가진 약혼자인 알베르트와 헤어질 수 없는 로테 또한 갈등한다. 서로 신뢰할 수 있고 안정적인 알베르트와의 관계와, 서로의 풍부한 감정을 드러낼 수 있고 정신적으로 깊이 공감을 할 수 있는 상대인 베르테르. 알베르트에 대한 깊은 존경을 갖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베르테르에게 끌려버린 로테. 그러나 결국 베르테르의 정열적인 사랑을 뿌리치고 만다.

처음부터 정열적이고, 예민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고, 자연적인 인간이었던 베르테르의 사랑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극단적으로 흘러간다. 급기야는 로테, 알베르트, 자신 중 하나가 이 세상에서 없어져야만 서로의 관계에 평안을 찾을 수가 있다고 믿게 된다. 그러나 그 둘을 죽일 수는 없는 베르테르는 자살을 택하게 된다. 베르테르의 자살은 로테에 대한 비극적인 사랑을 한시라도 빨리 끝내고 싶은 충동, 그리고 로테에 대한 일종의 복수심 같은 것도 있었을 것이다. 자신을 버린 연인에게 상처를 주고 자신을 영원히 기억하도록 하겠다는. 또한 그의 사랑이 아무 세속적인 조건 없이도 감정을 풍부하게 드러낼 수 있는 자연적인 것이기에.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옳은 행위였을까.

작품의 제목은 늙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아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인 것이다. 그가 젊었기에, 그렇게 격정적인 감정의 충동을 이기지 못했던 것이다. 곧 다른 상대를 찾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택할 만큼 그 사람을 사랑했기에 자살했던 것이다. 그만큼 순수한 사랑일 수도 있다. 인스턴트식 사랑을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파괴적인 사랑일지도... 소설 속에서의 그의 그런 행동은 그 시대의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영향을 끼쳐 자살이 유행하게 만든다. 자극적일 만큼 매력적인 소설, 괴테는 그런 작품을 쓰고 나서 행복했을지. 나라면 죄책감을 느꼈을 것이다. 체험소설로 작가 자신의 영혼이 깃들어 있기에 더욱 감정에 호소하는 작품. 나는 베르테르를 이해하지만 옳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결말이 그렇게 되는 소설을 쓰고 싶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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