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임세원 지음 / 알키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우울증으로 찾아온 환자들이, 말한다. 우울증 전문의에게.

 

"선생님은 이 병을 몰라요."

 

관련 논문도 많이 쓰고, 오랜 기간 연구와 전문 지식을 쌓아온 전문의에게 이런 말을 던지다니.
당시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하는데. 

직접 그 병을 겪고 나서야,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세상의 전문가를 4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그 중 가장 이상적인 것은 경험도 풍부하고 이론도 잘 알는 사람.
흔히 만나기 힘든 유형이지만, 환자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전문가라는 것.

저자가 만났던 전문가들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시각일 수도 있겠고,
스스로를 겸허하게 되돌아 보며 서술한 것일 수도 있겠다.

에세이처럼 풀어나가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 경험담 속에
우울증, 정신적인 아픔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면,
어떻게 하면 고통을 덜 수 있는지, 정보를 담고 있다.

직접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의 말이 메아리처럼 설득력 없이 들릴 때가 있는데,
저자는 경험담에서 비롯된 이야기이기도 하고,
또 지금 현재도 계속 진행되고 있고,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감이 되고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삶의 고통은 그것이 정신적인 거시든 육체적인 것이든 결국 인간을 위축되게 만든다.
고통이 일상에 침투하는 순간, 인간관계는 축소되고 할 수 있는 일도 점차 줄어든다.
그로 인해 조금씩 커지는 우울감은 자괴감과 실패감으로 이어지고, 마침내 해결되지 않는 고통으로 인한 괴로움만이 삶의 전부인 것처럼 느껴져, 시선이 바깥으로 향하지 못하는 자폐적인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이럴 때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의 팬이 될 수 있다면, 시선이 다시 바깥으로 향할 수 있다.
고통 대신 집중할 수 있는 대상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p216



팬이 되는 것의 중요성을 언급한 글의 일부이다.

프로야구팀 롯데 자이언츠의 팬이자, 아들들의 팬인 아버지.
그것이 자살하려고 마음을 먹은 적도 있었던 저자가 생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큰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소소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일화와 경험담을 녹여내,
생을 포기해서는 안 되는 이유, 그리고 죽음으로 도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그것을 이겨내는 방법들을 들려준다.
책 표지에도 적혀 있듯이, 그저 전문의의 이론으로만 무장된 책이 아니라,
' 머리와 가슴으로 풀어 낸 희망의 심리학' 바로 그대로이다.

세상에서 나 혼자만이 견딜 수없는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느낀다면,
또는 가족, 친구 중에 있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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