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詩 - 돈에 울고 시에 웃다
정끝별 엮음 / 마음의숲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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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과연 무엇일까? 무엇이길래 우리는 돈 때문에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 걸까? 여기 시인들의 시가 있다. 하나 같이 ‘돈’을 소재로 하고 있다. 깨끗하고 아름답고 고상한 이미지인 ‘시’와 지극히 현실적인 ‘돈’이 만났을 때 그들이 내는 연주는 어떤 소리일까 궁금해진다.

 

 

 

 

 

4․19가 나던 해 연말, 청춘들은 모여 ‘정치와는 전혀 관계없는 무엇인가를 위해 살리라 믿었’지만, 그 후 세월이 흘러 다시 모였을 때 ‘모두가 살기 위해 살고 있었’고, ‘아무도 이젠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짐짓 중년기의 건강을 이야기했고 또 한 발짝 깊숙이 늪으로 발을 옮’기는 우리의 모습. 김광규 시인의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이다.

 

 

 

 

 

지느러미가 있는 돈도 있다. 박형권 시인의 <땅멀미>에서는 ‘국밥집이나 술집이나 언니들의 거웃 사이로 요리조리 헤엄쳐 다니는 지느러미’를 노래한다. 겨울 대구 한 상자 경매에 넣고 ‘아랫배가 빠져나간 듯 허기’를 느끼고 찾아가는 곳은 바로 어디였을까?

 

 

 

 

 

유홍준 시인의 <만 원짜리 혀>에서는 ‘지옥으로 가는 톨게이트’를 만날 수 있다. ‘누군가 우리의 혀를 뽑아간다 붉은 혀 대신 빳빳한 만 원짜리 지폐를 박아 넣고 말한다’. 반면,김영승 시인의 <이방인>에서는 버스비 900원은 ‘버스 타서 죄송하다고 백배사죄하며 내는 돈’으로 그린다. 공중전화 100원 역시 ‘말 전해서 죄송하다고’ 화장실 100원은 ‘오줌 눠서 죄송하다고’, 심지어 상갓집 부조금 3만원은 ‘살아 있어 죄송하다고’ 백배사죄하며 내는 돈이다.

 

 

 

 

 

한 편의 시는 이어서 엮은이의 해설을 통해 더 깊이 감상할 수 있다. 돈.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 이미 알고 있는 단 한 가지는 돈에 울고 웃는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니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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