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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 - 더 깊고 강한, 아름다운 당신을 위한 마음의 당부
김미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여름 햇살에 반짝이는 나뭇잎들을 한 권으로 묶어놓은 듯 했다. 그저 항상 그 자리에 있는 듯 하지만 실은 매일매일 새로운 모습인 나무. 그리고 햇살을 받을 때 더욱 빛나는 그들. 한두 페이지 분량의 짧은 글들을 엮어 우리의 소소한 일상을, 무심했던 우리 마음을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읽다보면 지나간 일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깔깔거리며 함께 놀던 어릴 때 친구들, 무식하지만 용감했던 20대 시절, 불안한 미래 때문에 고개 숙이고 있던 나, 뒤돌아서던 그의 마지막 뒷모습, 가족.
글은 젬병이라 잘 모르지만, 긴 글보다 짧은 글이 더 쓰기 어려울 것 같은데 어떻게 한권으로 이렇게 잘 엮어낼 수 있었던 것일까? 아니나 다를까 저자 프로필에 ‘매일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표현이 있다.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1만 일이 넘는 시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써온 김미라 작가. 그래서 그런지 공감이 되는 글들이 자주 보였다. 어쩌면 귀가길 버스 안이나 늦은 밤 이불 속에서 들었던 라디오의 짧은 이야기 속에서 이미 만나본 적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인생에 일어나는 일들에는 ‘예고’란 것이 없다. 하지만 이런 글들을 읽고 생각하는 연습을 하다보면 어떤 일이 일어나든 예전보다는 조금 더 담담하고 침착하게, 그리고 편안하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산책이나 소풍, 여행을 갈 때 또는 잠자기 전에 조용히 읽기 좋은 책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