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회이명 - 영화 인문학 수프 시리즈 2
양선규 지음 / 작가와비평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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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하면 가장 먼저 대학생 시절이 떠오른다. 여성학 강의였던가. 몇 가지 영화 목록 중 하나를 골라 레포트를 써 오는 것이 있었다. 골라서 본다고 한 게 어찌나 충격적이고 상상을 초월했던지. 성에 관한 편견을 깨는 시각이었던 것 같다. 숙제는 해야 되니 억지로 보긴 했지만 중간중간 눈을 감고 싶은 느낌이 자주 들었다. 보기 거북하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그 이후에도 몇 개 영화를 보고 비슷한 기분이 들어 그 이후로는 사실 좀 멀리 했다. 영화가 형편없어서가 아니라 깊이 있게 보는 눈이 없어서 표면적으로만 감상하려다 보니 흥미를 잃었다는 걸 깨달은 건 최근의 일이다.

 

이제는 영화를 보고 나면 누군가와 그 감상을 나누고 싶고, 더 깊은 이해를 하고 싶다는 갈증을 느낀다. 대부분 혼자 보다보니 인터넷으로 검색하며 같은 영화를 보고 온 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해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책은 그런 목마름을 시원하게 채워줄 수 있는 여름날 한 잔의 물과 같은 느낌이었다.

 

다양한 장르와 30여 편의 영화가 등장한다. 그에 대한 저자의 해석과 시각을 엿보며 닫힌 창문이 열리고 드넓은 바다가 펼쳐지는 기분이 들기도 했고 어떤 부분에서는 이렇게도 볼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같은 것을 보고도 자신이 처한 환경이나 상태에 따라 보이는 것이 다를 수 있으니 말이다.

 

할 수 있다면 이 책을 참고로 소개되어 있는 영화를 다시 보고, 나만의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다. 어두운 곳에서 빛은 빛난다는 ‘용회이명’이라는 제목처럼 어두운 세상으로 비유되는 현실 속에서 영화를 통해 나타내려고 했던 메시지, 그 빛에 한 발 더 다가가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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