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밑의 책 - 잠들기 전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 이야기
윤성근 지음 / 마카롱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아기자기한 표지와 제목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자연히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가 들어있을 거란 기대가 나도 모르게 들었다. 그런데 저자가 추천하는 도서들은 지금까지 근처에도 가보지 않은 것들이었다. 물론 독서를 거의 안 한 것도 있다. 예를 들어 <거의 모든 재난으로부터 살아남는 법>, <재난이 닥쳤을 때 필요한 단 한권의 책>,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 <콜렉터> 등 이런 책도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기한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읽다보니 호기심이 생겼다. 저자에게 깊은 인상을 준 책들이자 인용구에서 공감되는 부분들이 보이자 나도 한번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책과 친하게 지내왔다고 한다. 대학 졸업 후 10년간 대기업 IT 부서에서 일하다가 그만 두고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검색해보니 한동안 유명세를 탄 적도 있는 인물이었다. 세상사에 둔하지만 이렇게 우연히 책을 펼쳐들게 되고 그 저자가 한 때 언론의 주목을 받은 인물이었다는 걸 알게 될 때면 남들보다 늦게 알게 되긴 했지만 왠지 모를 짜릿한 기분이 든다.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헌책방이나 서점에서 일하는 것, 또는 경영하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있을 듯 하다. 그런데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아무나 하는 게 아니겠구나 싶었다. 저자는 남달랐다. 책을 많이 읽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남들이 방학숙제로 일기를 밀려 쓸 때 (적어도 나는 항상 밀려 썼다) 하루에 2개씩 일기를 썼다고 한다. 선생님에게 제출할 일기와 혼자만 보는 속 편하게 쓸 수 있는 일기. 헌책방을 찾는 손님은 그저 자신이 원하는 책을 조용히 골라 계산하고 가는 줄로만 알았는데 책방 주인에게 책 추천을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런 손님들의 어떠한 부탁과 질문에도 막힘없이 그들의 취향에 맞게 적절하게 골라주는 저자.

 

책을 고르는 취향이나 글 쓰는 걸 좋아하고 새벽까지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런 성향들은 달랐지만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읽으면서도 즐거웠다. 줄을 긋고 수첩에 메모해둔 구절도 여러 개나 된다. 기회가 되면 저자의 헌책방에 한번 방문해서 직접 만나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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