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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세계를 춤추게 하다
김정호.박시온 지음 / FKI미디어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10여 년 전 일이다. 일본에서 무료 한국어 교실 자원봉사를 할 때, 배우는 사람보다 자원봉사자가 더 많았던 그 때, 딱 한 사람의 일본인이 있었다. 한국어를 배우러 온 다른 사람들은 일본어 학원 친구들인 중국인, 대학 교정에서 우연히 만난 브라질에서 온 유학생 등이었는데 일본인은 단 한명이었다.
한류 바람이 불기 전이라서 ‘한국’의 인지도가 젊은이들에게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찾아온 이 대학생이 신기해서 어떻게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한국인 가수를 좋아해서라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질문은 그 사람이 누구인가로 향했는데, 답변을 듣고 약간 멍했다. 처음 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인인 나도 모르는 한국가수를 좋아해서 한국어까지 배우러 왔다는 대학생. 그 가수는 다름 아닌 보아였다. 당시 중학생 나이쯤 되었을 것이다. 이제 막 일본에서 활동을 시작할 즈음이었나보다.
수개월 후부터 한국 영화를 시작으로 ‘한류’라는 단어가 등장하더니, 최근 몇 년 전부터 K-POP이라는 단어가 익숙해졌다. 일본드라마에 동방신기 멤버가 등장하고, 일본 텔레비전 막걸리 광고에 한국인이 직접 등장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십 수 년 간 놀라울 정도의 변화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인지, 일본은 물론 세계에서 사랑받는 K-POP 가수들의 힘의 근원은 무엇인지 항상 궁금했다.
길거리 캐스팅부터 연습생 시절, 피나는 노력, 스타를 돕는 눈에 띄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있었다. K-POP 스타의 화려한 부분 뿐 아니라 그 이면까지 알 수 있었다. 연예인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바뀌어서 이제는 길거리 캐스팅을 하지 않아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럼에도 오디션 등 전략적으로 신인을 발굴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앨범 디자인, 안무가 등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인터뷰도 싣고 있었는데 본인의 역할이 매우 크더라도 자신에게 영광이 돌아오지 않고 빛이 나지 않더라도 스타를 배출하고 조력한 것 자체에서 큰 기쁨을 느낀다는 것이다. 스타 뿐 아니라 우리 인생 역시 혼자서 살아갈 수 없으니 마찬가지란 생각이 든다.
잘 정리된 이 저서가 앞으로도 국제무대에서 멋지게 활약할 많은 K-POP 스타를 낳는데 일조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