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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성서원 쉬운말성경 중(中) - 비닐
쉬운말성경 편찬위원회 엮음 / 성서원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새해가 되면 누구나 생각하게 되는 게 신년 계획이 아닐까 싶다. 매년 들어가지만 실천은 잘 안 되는 항목도 있기도 하고, 이번 해야말로 이것에 승부를 걸어야지 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은 한 두 가지가 들어가기도 한다. 자주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성경을 읽어야겠다, 통독해야겠다는 것이다. 교회를 다니든 그렇지 않든 읽을 가치가 있다는 말을 듣는데, 사실 보통의 성경은 장벽이 너무 높은 게 사실이다.
성경 뿐 아니라 물리학, 수학 등을 생각해봐도 고등학교 졸업 이후(물론 학창시절에도 성실하지는 않았다) 십여 년 간 손을 떼고 있던 분야의 책을 읽어보려고 해도 부담을 크게 가지게 된다. 한국어다보니 읽기는 다 읽을 수는 있는데 이해가 도통 안 되는 블랙홀로 빠지게 된다. 익숙하고 친근한 사람에게는 재미있는 책이 될 수 있겠지만 낯선 분야다보니 그런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런 점에서 쉬운말 성경은 예수님이 존댓말을 하시는 등 지금 현재 쓰는 말과 별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이전에 <쉬운말 성경 아트바이블 구약1>을 읽은 적이 있다. 내용은 동일하고 이 책은 성경 신구약 전체를 싣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쉬운 말로 쓰다 보니 내용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을 수 있는데 한권으로 용케도 잘 담겼다.
큰 장점으로 꼽고 싶은 것은 글자 크기가 큼직하다는 것이다. 크기도 크지만 진해서 좋다. 뚜렷해 보인다. ‘중 와인’을 보았는데 한글프로그램으로 치면 글자를 ‘진하게’ 설정한 것처럼 보인다. 피로하면 글자가 잘 눈에 안 들어와서 가끔 안경을 쓰기도 한다. 안경을 쓰고 보면 글자가 진하게 보여서 속이 시원하다. 그런데 이 책은 안경을 안 쓰고도 진하게 보여서 부모님께도 권하고 싶을 정도이다. 어르신들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좋다.
또 하나의 장점은 소제목과 각주이다. 어떤 책이든 같은 크기 글자들만 빽빽하게 있으면 보고만 있어도 지루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파란색과 검정색 두 가지 색상이고, 소제목이 붙어 있다. 혼자 QT를 한다면 단락을 끊는 기준으로 참고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각주도 있어서 따로 성경낱말사전을 찾아보는 수고를 덜어준다.
성경을 읽어보려 했지만 도통 이해가 안 되서 한두 장 읽다 지쳐 포기했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다. 나 역시도 신구약 통독이란 한라산보다도 높은 산처럼 느껴지는데 이 책이라면 의미를 이해하면서 술술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