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귀양다리 이야기
장공남 지음 / 이담북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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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관광지, 휴식의 공간 등으로 연상되는 제주도. 실은 역사 깊은 유배지였다는 사실은 언뜻 알려졌을 뿐이다. 지금이야 비행기로 배로 쉽게 갈 수 있고 설렘과 기대로 가득한 낭만적인 여행을 꿈꾸는 공간이 되었지만, 귀양으로 간 이들에게는 제주도는 어떤 곳이었을까? 절망과 불행, 척박한 삶의 공간이지 않았을까?

 

유배를 간 이들, 이른바 제주말로 ‘귀양다리’라고 불린 사람들이 제주도 안에서 일어난 다양한 이야기들을 16가지로 묶어 풀어내준다. '귀양다리'는 귀양살이 하는 사람을 업신여겨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저자는 제주 출신이다. 기자생활을 오래 했고, 프로필에는 수상한 경력도 보인다. 글 잘 쓰는 사람으로 인정받아서 그런지 술술 잘 읽혔다. 아무래도 제주가 고향인지라 제주 구석구석의 이야기가 실감나게 다가왔다.

 

 

레미제라블이 유배문학인 것처럼 귀양을 간 지식인들은 유배지에서 학문 연구와 교육에도 힘을 쓴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서귀포에는 김정희유배지가 있다고 하는데 기회가 되면 가보고 싶어졌다.

 

 

김정희는 벗 권돈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70평생에 벼루 10개를 밑창 냈고 붓 일천 자루를 몽당붓으로 만들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한 시대를 풍비한 예술은 각고의 노력에 의한 결과물이었다. p103

 

 

일종의 정치의 희생양이라 할 수 있는 이들에게 닥친 고난과 역경은 오히려 유배문학과 예술, 교육으로 꽃을 피웠고 후손에게, 제주도 문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가족과 떠나 생활하는 외로움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 애틋한 사랑의 감정도 엿볼 수 있었다. 타지에서 왔기에 제주도 주민들에게는 일상이고 흔한 것들이 이채롭고 아름다운 것으로 보여 미를 발견하기도 했다.

 

많은 제주 관광 책자들이 있지만 우리의 역사와 지금 내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이 책도 한번 들춰보고 갈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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