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에서 철들다
박호선 외 지음 / 프리윌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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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지나다니다보면 옷차림을 잘 갖추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사람들을 가끔 본다. 날씨가 선선하고 좋을 때는 더 자주 눈에 띈다. 서울에 사는 사촌도 자전거를 타고 전국일주를 한다며 우리 집을 들렀다 간 적이 있다. 국토횡단이나 대장정, 그런 것들을 해본 적이 없어서인지 외부에서 바라보는 관점에서 이들은 사서 고생하는 사람들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자전거를 타고 4대강 자전거길 종주를 체험한 이들의 수기를 모은 이 책은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길을 나섰다. 간경화를 극복하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려는 생각에서 시작한 60대 어르신, 남자친구가 사준 자전거를 가지고 엉겁결에 함께 자전거 종주를 하게 된 연인, 자전거 종주를 이해해주지 못하는 연인을 남겨두고 왔지만 항상 연인을 그리며 편지로서 수기를 남긴 20대 학생, 온 가족이 함께, 회사 사람들과 함께 도전한 이들 등 다양했다.

 

형식상 대상, 우수상 등의 상 이름이 있지만 어느 글이 더 뛰어나다고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각자의 이야기는 애틋하고 공감되었다.

 

자전거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는 이 시대에 자전거와 걷기를 택한 이들. 이들이 그렇게 길을 나섰던 것은, 달리게 한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불가능할 것 같은 일,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없을 것 같은 일, 해도 안 될 것 같은 일, 우리 앞에 놓이는 수많은 일들은 달콤하고 부드러운 얼굴로만 등장하지 않는다. 험악하고 무서운 얼굴로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일들이 태반이다. 이런 삶의 짐 앞에서 등을 돌리지 않고 당당히 맞서 나아가는 모습을 이들의 수기에서 읽을 수 있었다.

 

아주 특별한 이들이 아니라 바로 옆집 사람일 수도 있고 우리 학교, 회사 사람일 수 있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욱 공감이 되었다. 자전거는 없지만 기회가 되면 이들처럼 길을 나서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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