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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기업의 불편한 진실 - 하얀 가면 뒤에 가려진 기업의 검은 얼굴
김민조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착하다’는 말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니 하나의 의미만 있었지만 실은 다양한 장면에서 접하게 된다. ‘착한 몸매’, ‘착한 손’. 그리고 이 책에서는 제목에 ‘기업’ 앞에 붙여 수식하고 있다.
TV나 광고를 보면 봉사, 섬김, 가족 사랑 등의 이미지로 기업을 홍보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개중에는 정말 착한 방식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 ‘착한 척 하는 기업’도 독버섯처럼 숨어있다는 것. 이러한 기업의 행태를 고발하고 불편한 진실을 모두에게 알린다.
우리나라 기업 뿐 아니라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유명한 세계적인 기업들도 사례로 제시되어 있다. 유럽의 대표적인 저가 항공사 이지젯의 이야기에서는 ‘싼 게 비지떡’이라는 우리 속담이 떠올랐다. 저렴하게 여행해보려는 고객에게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생겼을 때, 그 책임은 모두 고객이 떠안아야 했다. 자신의 이익만 챙기기에 바쁜 비도덕적인 기업을 저자는 ‘사이코패스 기업’이라고 명명하였다. 기업은 이익에 미쳤고, 경제는 산으로 가버렸다는 소제목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이윤 추구에만 몰두한 기업의 행태는 어쩔 수 없는 것인가? 그저 묵인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저자는 아시아 기업에서 희망을 발견하였다. 1997년 11월 일본 NHK방송에서 눈물을 흘리며 파산 기자회견을 한 야마이치증권의 CEO. 그는 직원들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다며 전적으로 회사 책임이자 자신의 책임이라고 고백을 하였다. 나보다는 직원들을 생각하는 ‘공동체적 책임 의식’이 서구의 어떤 CEO에게서도 보기 힘든 것이라고. 이는 소화제 ‘활명수’로 1897년 사업을 시작한 동화약방, 이후 동화약품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그룹 명예회장,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 회장의 삶과 신념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진정으로 존경받는 기업의 모습을 고민한다면 이 책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