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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는 어떻게 세계 최초로 금속 활자를 만들었나요? - 다양한 문화를 꽃피운 고려 2 ㅣ 왜 그런지 정말 궁금해요 44
박종진.전경숙 지음, 문종인 그림 / 다섯수레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코리아’라는 이름이 알려지게 된 고려. 역사상 처음으로 진정한 통일 국가를 이루었다고 평가받는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을 이 책을 통해 구체적으로 엿볼 수 있었다. 언뜻 보아서는 어린이, 청소년들을 위해 쓰인 책으로 보인다. 글자 크기가 크고 사진이나 그림이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역사에 부끄러울 정도로 문외한이고 글자만 많은 책은 한두 쪽만 봐도 자장가가 울려 퍼져 나오는 듯한 기분이 드는 내게는 무척 흥미로운 책이었다.
2007년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에 오른 팔만대장경이 만들어진 배경에는 주변 국가들의 침입으로 늘 시달려야 했던 당시 아픔이 있었다. 거란이 침입했을 때 만들었던 초조대장경이 몽골군 침입으로 불타 없어지자 16년에 걸쳐 다시 완성한 것이 팔만대장경이라고 한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500여 년 동안 보존해온 과학기술을 인정받아 1995년 해인사 장경판전도 세계문화유산에 올랐다는 사실. 장경판을 꽂아 놓은 실내가 과학적으로 배치되어 있다는 시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데 그러고 보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6.25때 북한군을 소탕하기 위해 해인사를 폭격할 것을 명령받고도 이를 거부한 김영환 장군도 떠올랐다.
장례 문화, 최근 들어 화장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줄 알았더니 그렇지가 않았다. 고려시대에는 관리들과 일반 백성들은 불교 영향을 받아 화장을 주로 했고, 가난한 백성들은 화장한 후 남은 뼈를 관도 없이 구덩이에 묻기도 했다고 한다. 고려 말 유학자들이 화장은 시신을 불에 태워 훼손하는 것이라며 비판하자 점차 시신을 그대로 무덤에 묻게 되었다고 한다. 화장 풍습이 조선 전에도 있었다니, 그리고 지금은 불교 영향이 아니라 다른 이유로 확산되고 있는 것도 재미있어 보인다.
일본인들이 부러워했던 자기도 구경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생활 양식, 풍속을 엿볼 수 있었다. 고려 시대 사람들의 생활과 그 시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