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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다 죽겠어요
이애경 지음 / 터치북스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결혼이든 연애이든 이성과의 아름다운 만남을 꿈꾸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아 좌절하고 또 좌절한 여자의 애절한 마음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기다리다 죽겠어요’ 재미있는 제목이다. 그렇다고 웃고 지나가면 될 정도로 가볍기만 한 것은 아니다. 안타깝게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이다. 짧은 제목에서 이 책의 특징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것 같다. 단숨에 즐겁게 읽었다.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끼리 마음을 털어놓을 때, 공감해주는 사람이 있고, 같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고 희망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이 책은 이성 교제 때문에 힘들어하는 기독교인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제시해준다. 커피 한 잔 거르고
읽어볼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스스로를 ‘힐링 작가’라고 칭한다. 그리고 여성이다. 그렇다면 결혼을 했을까 하는 부분이 미혼인 우리는 바로
궁금해지는데,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밝힌다. 39살이다. 결혼하고 싶으나 결혼하지 못한 사람이다. 아주 솔직하고 그래서 더욱 친근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았고 고민을 듣고 조언을 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사람들의 이야기는 저자 본인의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또 읽는 우리의 이야기와도
겹친다.
급한 마음에 서둘러 대충 결혼이라는 의식을 치른 뒤에 고민하고 좌절하는 경우가 영화, 드라마 속에서만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더러 있는 것을 생각한다면 아직 결혼하지는 않았지만 당당하고 자신 있게 그리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저자의 삶과 사고방식이 아름다워
보였고 존경스럽기도 하다.
하나님의 시계와 내 시계는 다르다 p118
믿음의 테스트는 기다림이라는 형태로 온다 p122
기다리는 동안 내 정체성을 의심하지 말라 p128
사람이 생각하는 ‘때’, ‘시간’이라는 것은 아주 편협적일 수 있는 것이고 그 안에 갇혀있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요새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리고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할 지를 생각해 보게 했다.
홀로 있는 이 시기, 자유롭고 냉철하게 우리 생각을 정리하고 꿈꿀 수 있어서 한편으로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고 감사의
제목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자유보다는 남편과 아이가 있고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가정, 행복한 구속을 꿈꾸고 있는 우리. 어쩌란 말인가?
나에게 부족한 걸 남자로부터 채우려고 하지 마라. p50
싱글일 때 행복하지 않다면 결혼해도 마찬가지다 p134
남친이 있는 자매들에게는 다 이유가 있다. p67
알고는 있지만 가볍게 생각했던 부분들, 꼭 명심해야할 중요한 부분들을 꼼꼼히 짚어준다. 5장 기다림을 위한 현명한 팁도
반복해서 읽고 싶은 부분이었다.
우리 생각과 되지 않는 일들은 ‘결혼’ 외에도 많이 있을 수 있다. 결혼을 하고 나면 더 많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행복한
기다림이 지친다 싶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