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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의 신화 읽는 시간 - 신화에서 찾은 '다시 나를 찾는 힘'
구본형 지음 / 와이즈베리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신화를 좀 알아야 한다는 생각은 그전부터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낯설고 긴 외래어로 보이는 신 이름부터 뭔가 어렵고 접근하기 힘든 장벽처럼 느껴졌었다. 그래도 알고 나면 뭔가 세상을 보는 시각이 조금 더 넓어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이 그 징검다리로서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 제목 딱 그대로였다. 신화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차 한 잔을 마시며 신화를 주제로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들었다. 저자가 신화를 읽고 느낀 점, 우리가 생각해볼만한 점들을 차근차근 짚어주고 풀어나간다.
프롤로그에서 신화를 접근하는 방법, 정신자세에 대해서 이야기해주는 부분부터 빠져들기 시작했다.
신화는 인간을 벗긴다. 아무것으로도 가려지지 않은 인간의 원시를 보여준다. 신화는 신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에게 일어날 수 있는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날것들을 신에게 뒤집어씌운 이야기다. 동시에 인간의 미덕과 통찰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p11
신화를 읽어나가는 과정은 인간을 알아나가는 과정이며 그것은 결국 나를 알아가는 길이었다.
신화는 은유다.
신화는 자연과 우주를 반영한다.
신화는 원시적 사고가 지어낸 어리석은 미신이 아니라 갖가지 문화에 의해 왜곡되기 전 인류의 원형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pp.12-13
철학적이면서도 미학적이고 곳곳에 담아놓은 미술작품들과 함께 서서히 신화의 매력에 빨려 들어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책 옆에 신화를 두고 번갈아 읽어보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그리스 신화를 다루고 있지만 다음 번에는 저자와 함께 우리나라 신화, 동양 신화를 읽는 시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