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Samsung - 세계 최강 삼성 경쟁력의 비밀
배덕상 지음 / 미다스북스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저자가 삼성 출신이라서 그런지 사례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서술한 점이 설득력 있어 보였다. 다만 진실에 가까운 것인지 약간의 과장인지 알 수 없지만, 진실 쪽이라면 너무 삭막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철저하게 단련하고 성장을 지향하는 성실함도 엿보이는 반면 경쟁에 치이고 치이는 모습 또한 너무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사시간.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식사를 하지만, 직급이 높으면 높을수록 밥을 천천히 먹는 것이 아니라 점점 빨라진다고. 공감은 하면서도 상상만 해도 숨이 막혀오는 분위기다.

 

곳곳에 자주 등장하는 '삼성맨'이라는 단어는 비 삼성맨들의 소외를 야기하는 느낌이 강하게 풍겨온다. 마치 상품을 홍보하는 CF에 나오는 광고 문구와 같다. 무의식중에 그 상품이 있어야 행복하고 세상을 다 얻은 사람, 남들이 인정해주는 사람이라는 의식, 가지지 못하는 사람은 소외된 사람, 못난 사람, 무능력자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심어주는 것이 말이다. '내 모습은 삼성맨과 얼마나 가까울까?' '우리 회사는 삼성 조직과 얼마나 가까운가?'라는 제목 설정부터가 삼성이 최고의 지향점에 놓여져있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듯하다. 독자들은 비판적으로 읽기를 바라는 대목이다.

 

힘들게 입사한 이들의 이야기, 입사 후 적응해 나가며 끊임 없이 성장해나가고자 애쓰는 이들의 이야기도 있는 반면, 자발적으로 나가는 이들, 타의적으로 나가야 할 수 밖에 없는 이들의 이야기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 정말 현실 그대로를 한권으로 옮겨놓은 느낌이다.

 

'삼성맨'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다고 행복한 인생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에는 표지에서 '무한경쟁 속에서 세계를 재패하는 초일류기업 삼성과 삼성맨의 비밀스러운 내면을 들여다본다'라고 하지만 그들이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느끼는지 아닌지는 전혀 언급조차 없다. 조심스러운 부분일 수도 있다. 삼성이 일류기업인 것은 인정하지만 남들이 하니까 나도 라는 식으로 우리 젊은이들이 '빈껍데기'만을 좇지는 않기를 바란다. 삼성을 구체적으로 아는데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비판적인 읽기가 필요한 도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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