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숨은 골목 - 어쩌면 만날 수 있을까 그 길에서…
이동미 글 사진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100년전 서울, 한국의 모습이 궁금해서 중고서점에서 먼지 묻은 사진첩을 산 적이 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것이 아니다보니, 100년은 커녕 10년, 20년 서울의 모습 역시 내 머릿속에는 TV를 통해서 본 것 외에는 남아 있지 않다. 그러니 이전 모습을 보고 싶었던 나는 중고서점을 뒤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서울의 골목 이곳저곳을 담은 이 책은 아마 후손들에게 21세기 서울의 모습으로 귀중한 자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후손 뿐이겠는가? 저자가 첫머리에서 밝힌 것처럼 외국인들에게도 로망의 장소로 직접 밟아보고 자신들의 눈으로 보고 싶은 곳으로 생각될 것 같다.

 

언뜻 보기에는 골목 사진을 모아둔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으나, 그저 마구잡이로 찍어댄 사진이 아니다. 역사와 문화, 예리하면서도 섬세한 시각이 함께 곁들여져 있다. 서울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 책 한권 가방에 넣고 무작정 그곳을 다녀볼 수 있도록 자세하게 안내되어 있는 점 역시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사진, 글 뿐 아니라 약도, 찾아가는 방법까지 상세하게 적혀있기 때문이다. 정말 친절한 책이다.

 

크게 4계절을 기준으로 나뉘어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중간중간에는 미니 인터뷰도 있다. 옆진 아이같고, 아저씨 같은 이웃들의 풍경이다. 사진에도 글에도, 사람 냄새가 따스하게 풍겨난다. 친숙하면서도 잊고 지냈던 그런 느낌이랄까. 예전 어릴 때 추억이 되살아나는 기분이랄까. 책을 덮자, 서울은 아닐지라도 우리 동네 골목, 옆동네 골목이라도 평소와 달리 여유로운 마음으로 돌러보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기회가 된다면 이 책에 소개된 골목에도 직접 가보고 싶다. 그 때까지 남아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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