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람풍경 - 김형경 심리여행 에세이, 개정판
김형경 지음 / 사람풍경 / 2012년 3월
평점 :
사람은 끊임 없이 자기 자신을 알고 싶어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젊은 시절의 연애는 더더욱 상대를 알아가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자신을 알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그런 점에서 스스로를 너무나 잘 알고 그러한 추상적인 심리를 언어로 부드럽고 세밀하게 표현한 이 책이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저자의 감성적이고 섬세한 표현이 심리를 이해하는데 무척이나 도움이 되어 읽으면 읽을 수록 닮아가고 싶어졌다.
누구나 느끼고 생각해봤음직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여행에서 느끼거나 경험한 것들, 또는 다른 사람들이 쓴 책에서 읽은 내용들을 가져오기도 하며 다양하고 풍성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준다. 공감이 되고 인상적인 부분들이 참 많았다. 어느 새 난 밑줄을 치고 스티커를 막 붙이고 있었다. 다음에 한번 더 봐야지 하는 심정으로 말이다. 다음의 시도 무척 공감이 되었다.
강
황인숙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 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황인숙시인의 시집 <<자명한 산책>>에 있는 첫번째 시라고 한다.(pp.116-117) 이렇게 강으로 향할 때, 한손에 이 책을 들고 있으면 무척 도움이 될 것 같다. 자신을 알아나가는 심리여행, 그 끝에는 여러 다양한 얼굴을 한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해외여행을 하며 알게된 여러 문화의 다양한 면도 곳곳에 나오는데, 이 또한 읽을 거리로 꼽고 싶다.
자기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 어느 누구에게든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