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역사가 기억하는 인류의 문명 - 선사 시대부터 기원전 500년까지 ㅣ 역사가 기억하는 시리즈
궈팡 편저, 김영경 옮김 / 꾸벅 / 2012년 2월
평점 :
고등학교때는 그렇게도 지겹고 따분하게 느꼈던 세계사.
그런데 지금 다시 학교를 다닌다면 무척 열심히 배우고 싶은 과목이 세계사이다. 특히 이 책으로 배울 수 있다면 졸 틈이 없을 것 같다.
일단 이해하기 쉽다. 표지에 '청소년 필독서'라고 적혀 있다. 그래서 그런지 독자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가정하고 구체적이고 쉽게 설명해주는 저자의 말투가 편안하다.
재미있다. 역사속에 숨겨진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들려준다.
사진, 그림이 많다. 책 전체가 칼라이다. 300쪽에 육박하는 두께 때문도 있겠지만 전체가 칼라이기 때문에 약간 무겁다. 무거워도 난 사진, 그림은 칼라가 좋다. 인류의 문명이 시작된 그 곳들을 직접 가서 본다는 것은 힘든 일이니까. 사진으로라도 볼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어딘가? (그런데 읽다보니 기회가 되면 직접 가서 보고 싶은 기분도 들었다.)
책의 구성은 크게 보면 강을 중심으로 분류하고 있다. (강이름을 보니 참 중고등학교때 달달 외우던 기억이 떠올랐다. 어딘지도 모르면서 시험치겠다고 ㅡㅜ)
특히 나일강 이야기 부분에서 나일강 범람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범람은 매우 규칙적이고, 약 4개월 정도 일어나는데, 10월말 강물이 차츰 빠져나가면서 논밭에서 두껍고 비옥한 토양이 생긴다. 그러면 사람들은 강물이 완전히 빠져나간 후에 새롭게 땅을 측정하고 논밭 경계를 확정하여 땅을 갈고 씨앗을 뿌렸다고 한다. 내 땅, 내 집, 내 소유라는 경계가 뚜렷하고 빈익빈 부익부의 격차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는 요즘,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여 살아간 그들의 이야기가 괜시리 부러워졌다. 당시의 논밭 경계라는 것은 범람하기 전까지만 유효하였던 것이다. 그 후에는 다시 0(제로)에서 시작이다.
그리고 이집트 상형문자에 대한 이야기도 솔깃했다. 이집트 상형문자는 쓰기 방식이 자유로운 편이라서 위에서 아래로 쓰기도 하고, 아래에서 위로 쓰기도 하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기도 한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한자나 한글을 배울 때 획순을 배우긴 했으나, '그걸 안지키면 정말 곤란한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왜냐하면 어떤 나라는 위에서 아래, 왼쪽에서 오른쪽을 우선시하지만, 또 다른 나라에서는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이집트인의 문자의 획순이 자유로웠다는 문장이 여운이 남는다.
그 외에도 미라, 피라미드 이야기, 올림픽의 기원 등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했다.
특히 올림픽에서 우승한 선수에게는 많은 상이 있지만 그 중 모든 도시국가의 공공식당에서 평생 음식을 공짜로 먹을 수 있었다는 부분에서 깜짝 놀랐다. 나한테 그런 상이 주어진다면, 온 동네 다니면서 돈까스, 청국장, 해물탕 이런 거 먹고 다닐 것 같다. 생각만 해도 행복해진다. (크~)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해서 나왔다고는 하지만, 누구든 인류의 기원과 문명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