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사형 꿈! - 당당한 진학.진로를 위한 마인드 코칭
김홍태 지음 / 시간여행 / 201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버스에서 교복을 입고 장난치며 히히덕거리는 아이들을 보면 '정말 이 아이들은 아무 걱정도 없고, 참 행복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막상 대화를 하다 보면 생각지 않게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이 세상 빛을 10년, 20년 조금 더 일찍 보았다고, 그 아이보다 경험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에 무슨 조언을 해줄 수 있느냐? 진로에 대해서 조언을 해주고 싶어도 뾰족한 답변이 없다. 인생을 헛살아서? 아니다. 세상이 계속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아이들의 고민에 어떻게 답변을 하는 것이 아이들의 답답한 곳을 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정말 명쾌하다. 이론적인 것만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현실에 치우친 것도 아니다. 읽다보니, '그래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이런 것이었어~'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막연히 나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을 저자는 말로, 문장으로 여러 사례와 함께 잘 표현해내고 있다. 대단한 능력이다. 저자의 이력에도 있는 것처럼 수많은 곳에서 강연을 하고 아이들을 많이 만나왔던 만큼 오랜 시간을 들여 고민한 흔적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공감이 많이 되었던 부분은, 학과선택 그 이후에도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 유망학과에 얽매이지 말고 유망한 인재가 되라는 것, 하고 싶은 일은 우연히 찾아온다는 것, 진로는 어차피 평생 고민해야 한다는 것(나 역시 아직도 고민하고 있다), 꼭 국내에서 찾을 필요는 없다는 것(대학졸업이후 내가 사는 동네에서 꼭 취직을 해야겠다는 편협한 시각을 가졌던 나 자신이 떠올랐다), 지금의 선택이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공감 백배), 혼자 고민하지 말고 함께 고민하라는 것(정답이다!) 등. 몇개만 뽑을려고 했는데 겨우 간추린 게 이 정도이다.
이 책의 특징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설명하듯이 친절한 말투, 아이들의 눈을 편안하게 하는 미색 종이,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춤추는 사람들의 역동적인 사진이 각 장마다 한사람씩 기다리고 있다가 재미를 더해주는 것, 무엇보다 아버지나 어머니가 아이에게 따뜻한 조언을 해주는 것 같은 정말 진정성 있는 내용이다.
진로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학생들 뿐 아니라, 부모, 가족, 진로지도를 하는 교사, 다시 공부를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볼만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내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라면 온 학교 생활기록부에 '장래희망' 칸을 없애고 '~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식으로 동사형 꿈을 서술할 수 있는 칸을 마련하겠다. (지금도 장래희망 칸이 없는 건 아니겠지? 흠~ 내가 학교다닐 때만 해도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