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대륙에는 최소 50만, 최대 80만 마리의 흑곰이 살고 있다. 애팔래치아 트레일 주변의 수많은 산에 널리 퍼져 있고--흑곰은 트레일 자체를 이용하고 있다. 왜냐고? 걷기에 편하니까-- (37)
한 달쯤 뒤 젊은 여성 2명, 롤리 위넌즈와 줄리안 윌리엄스 역시 같은 생각을 했다. 그들은 이 숲 속 어딘가에 텐트를 친 뒤 식당이 있는, 또 다른 상업지대인 스카이랜드 산장까지 길지 않은 길을 걸었다. 아무도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스카이랜드에 있던 누군가가 그들이 식사하는 걸 보고 그들의 뒤를 밟아 캠프장까지 따라왔다. 사흘 뒤 두 손이 묶이고 목이 베어진 채 숨져 있는 그들의 시체가 발견됐다. 그럴 만한 동기도 없어 보였다. 그들의 죽음은 아마 영원히 미스터리로 남을 것이다. (246)
"너무했어요. 모든 사람들이 정말 가슴 아파했지요. 왜냐하면 믿음은 애팔래치아 트레일 종주 등산의 근본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죠. 1987년도에 나도 스루 하이킹을 해서 종주하는 게 얼마나 낯선 사람의 호의에 의존하는 것인지를 잘 알아요. 트레일의 정신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무슨 말인지 아시죠" (266)
나보고 말하라고 한다면 어떤 측면에서 보더라도 매우 이상하다. 3~4년 전 잡지 기사를 위해 아들과 함께 하이킹을 했던 룩셈부르크에서의 경험과 지금의 경험을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룩셈부르크는 생각보다 훨씬 하이킹을 하기에 즐거운 곳이다. 풍부한 숲은 물론 성과 농장, 첨탑이 있는 마을, 꼬불꼬불한 계곡--그 자체가 하나의 유럽형 패키지--들이 있다. 길을 따라가면 숲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은혜로운 간격으로 우리를 빛나는 산중 도로와 돌 계단으로 안내해 농토와 작은 부락을 지나가게 한다. 우리는 항상 하루에 한 번씩은 빵집이나 우체국에 들를 수 있고 ... 우리는 단지 숲만이 아니라 룩셈부르크 전체를 경험했다. 정말 훌륭하고도 훌륭했다. 소소한 하나하나가 완벽하게 결합돼 있는 패키지였기 때문이다. (306)
미국에서는, 제기랄, 아름다움은 차를 몰고 가야 마주칠 수 있는 것이 돼 버렸고 자연은 양자택일적 제안--탁스 댐이나 수많은 다른 곳에서처럼 성급하게 정복하려 하거나 애팔래치아 트레일처럼 인간과 동떨어진 곳으로 신성시하는 것--이 돼 버렸다. 어느 쪽이든 사람과 자연이, 서로가 이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관점이 결여돼 있다. 말하자면 델라웨어 강 위에 더 멋진 다리를 놓는다면 자연의 권위를 더 높일 수 있고, 애팔래치아 트레일이 풀을 뜯어먹고 있는 소나 경작된 밭을 때때로 지나간다면, 즉 전체가 자연 속에 파묻혀 있지 않다면 더욱 흥미롭고 보람도 있는 트레일이 될 텐데. (307)
물론 아쉽다. ... 나는 딱 한 번만이라도--살아남을 수 있다면 서면 보장만 있다면--정면으로 죽음과 대면하고 싶다. 어쨌든 많은 경험을 축적했다. 텐트 칠 줄도 알게 됐고, 별빛 아래서 자는 것도 배웠다. 비록 짧은 기간이나마 자랑스럽게도 몸이 날렵하고 튼튼해졌다. 삼림과 자연, 그리고 숲의 온화한 힘에 대해 깊은 존경을 느꼈다. 나는 전에는 미쳐 몰랐지만, 세계의 웅장한 규모를 이해하게 됐다. 전에는 있는 줄 몰랐던 인내심과 용기도 발견했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아직도 모르고 있는 아메리카를 발견했다. 친구를 얻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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